위기에 빠진 일본 최대 증권그룹 노무라가 자금난 해소를 위해 자산 매각에 돌입한다.
노무라는 일본 내 부동산 사업 부문과 컨설팅 부문을 매각하기 위해 해외 대형 사모펀드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여러 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노무라가 노무라부동산(NRE)과 정보·기술(IT) 시장조사, 컨설팅 부문을 담당하는 노무라종합연구소(NRI)를 매각하기 위해 KKR·TPG 같은 사모펀드들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사모펀드의 일본 법인 관계자는 “노무라는 증권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모든 것을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공식화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유럽발 위기로 맥을 못추는 가운데 증권을 본업으로 하는 노무라는 심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노무라는 2011 회계 2분기(7~9월)에 461억엔(약 68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년여만에 첫 적자로 규모는 예상했던 350억엔보다 훨씬 컸다.
노무라는 실적 쇼크에 비용 감축 규모를 기존의 4억달러(약 4572억원)에서 12억달러로 대폭 확대했다.
설상가상 무디스는 이달 도매부문의 적자가 계속될 경우 노무라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인 ‘정크’ 수준으로 강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이와캐피털마켓의 시오타 아쓰시 애널리스트는 “노무라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거래처들은 노무라와 거래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내 자산을 지속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레스토랑 체인 스카이락 지분은 베인캐피털에 21억달러에 팔았고, 베어링업체 쓰바키나카시마는 8억400만달러를 받고 칼라일에 매각했다.
노무라는 조만간 지방은행인 아시카가은행도 매각할 계획이다.
노무라는 지난 2008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영은행이었던 아시카가은행을 30억달러에 인수했다.
NRI는 노무라가 리먼브러더스의 일부 사업을 인수할 당시 선진화한 리먼의 IT 시스템을 손에 넣으면서 찬밥 신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