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선수의 이니셜이 코레일이 지향하는 목표에 적합하다는 허준영 사장의 판단 때문이다. 허 사장은 철도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경찰청장까지 역임하면서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에 전념했던 허 사장은 코레일에서 ‘철도의 안전’을 강조했다.
허준영 사장은 정통 철도맨은 아니다. 그는 외무고시(1980년) 출신이다. 외교관으로 사회 첫 발을 내딛고 프랑스와 영국에서 근무했으며 홍콩 주재관, 서울시경 외사과장 등을 거친 허 사장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6개 국어를 구사한다.
외국어 실력은 코레일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 허 사장은 외신기자와 가족을 초대해 진행한 와인-인삼열차 시승 때 영어, 중국어, 일어로 즉석 인사를 하면서 박수갈채를 받은 사례가 있다.
외무고시 출신인 허 사장은 1984년 고등고시 출신 경찰특채에 응모해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부산 남부경찰서 대공과장, 경비과장, 서울 북부경찰서 수사과장 등을 거쳤다. 1987년에는 미국 FBI에서 연수를 받기도 했다. 이어 홍콩주재관, 경북 영양경찰서장, 경산경찰서장, 서울 남대문경찰서장, 경찰청 교통심의관 등을 역임했다.
2002년 중앙경찰학교장으로 재직했을 때 그는 충주 국제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일선 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때 10㎞를 1시간에 완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42.195㎞를 5시간 40분만에 완주했다. 이런 경험 덕분에 ‘갑천변 마라톤’에서 코레일 내 달리기 동호회인 ‘철건단’과 함께 뛰면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허 사장은 2004년 제12대 경찰청장으로 경찰 최고의 지위에 올랐다. 국내에 철도가 들어온 지 112년째인 2011년 현재 허 사장은 국제철도연맹(UIC)의 아시아의장으로서 한국철도기술력의 수출에 전념하고 있다.
한편 허준영 코레일 사장의 경영철학은 ‘3간4고’(三間四考)로 요약된다. 3간(三間)이란 ‘시간, 공간, 인간’을 말한다. 이 3간이 조화를 이루면 안 될 일이 없다는 게 허 사장의 생각이다. 4고(四考)란 머리로 생각하는 ‘사고’(思考), 마음으로 생각하는 ‘심고’(心考), 직접 일을 경험하는 ‘수고’(手考), 직접 발로 뛰는 ‘족고’(足考)를 뜻한다. 그는 이런 신념을 철도인과 나누기 위해 애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