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처음으로 3조원대로 내려앉은 날도 있었다.
유럽위기에 미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는 등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급 상황마저 꼬이면서 국내 증시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55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일일평균 거래대금인 6조7034억원과 비교하면 17% 이상 줄어든 수치다.
특히 지난 22일 6시 마감 기준 거래대금은 20개월래 최저치인 3조94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3월 22일 거래대금 3조838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가장 낮은 수치다.
증시대기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도 나흘째 감소하며 지난 22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전날보다 6626억원 줄어든 18조72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시장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 대외 악재에 코스피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의 체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거래대금까지 줄어들자 부정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거래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진퇴양난에 빠진 최근 주식시장의 무력함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도 “대외 불확실성에 기관이 매매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이 감소했다”며 “지수가 의미있는 반등에 나서기 위해서는 거래대금이 최소 5조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적으로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조정, 투자심리 약화, 거래대금 감소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때 투자심리와 거래대금의 단순 합이 저점에 도달하면 증시가 반등했다”며 “지금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반등세가 지속되려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및 권환 확대에 대한 합의, 보다 강력한 재정취약국의 긴축 및 개혁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