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HG 등 국내 판매 중인 대부분의 자동차에서 주행 중 차내로 일산화탄소가 유입된 것이 확인됐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는 최근 배출가스가 자동차 실내에 유입된다는 민원이 제기된 그랜저HG에 대해 제작결함 조사를 한 결과 주행 중 일산화탄소가 12.6~36.7ppm이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조사 대상이 된 그랜저 HG는 2.4 GSL, 3.0 GSL, 3.3 GSL 등 3가지 모델로, 모든 차종에서 환경부가 허용하는 실내 기준치 10ppm을 넘어서는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자동차성능연구소는 출고 3년 이내의 차 가운데 국산차 13종, 수입차 5종을 무작위로 선정해 실험했으며, 이들 차에서도 대부분 일산화탄소가 유입됐다.
실내 기준치를 넘어서는 제품은 K5 2.0 GSL(21.0ppm), K7 3.0 LPG(17.9ppm), SM3 1.6 GSL(15.9ppm), 미쓰비시 이클립스(70.7ppm), 벤츠 E350 GSL(25.4ppm) 등이었다.
이번 조사는 자동차 실내 공기 조절 환경을 내부 순환 상태로 놓고 시속 100~140㎞의 속도로 약 30분간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며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차내로 유입됐다.
실내 공기 조절 장치를 외기(외부 공기 유입) 상태로 놨을 때는 일산화탄소가 거의 검출되지 않았고, 주행속도 80km 이하에서도 배출가스 실내 유입 현상이 미미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자동차성능연구소의 배출가스 실내 유입 결과 발표와 관련해 그랜저 모델에 ‘속도 감응형 공기 자동순환 제어장치’를 탑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속도감응형 공기 자동순환 제어장치’는 내기 모드를 선택한 상태에서 자동차 실내외의 압력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시속 120㎞ 이상부터 작동한다.
이 장치가 작동하면 운전자가 외기 모드로 전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실내외 공기 압력차를 줄여 배기가스의 실내 유입을 차단할 수 있다.
현대차는 “최근 그랜저 무상 수리를 통해 배기가스 유입을 획기적으로 차단했으나, ‘속도 감응형 공기 자동순환 제어장치’도 추가로 탑재해 실내 배기가스 유입을 완벽하게 차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그랜저에 이 장치를 장착하고 시속 200㎞로 10분간 주행한 뒤 일산화탄소 유입량을 자체 측정한 결과 0.6ppm을 기록해 배기가스를 획기적으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 시스템을 이른 시일 내에 그랜저에 탑재하고, 다른 차종에도 향후 순차적으로 탑재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