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시중 자금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 이후 침체기를 보였던 공모주 시장은 YG엔터에 3조6000억원 이상이 몰리면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특히 12월에는 올해 대어(大漁)로 꼽히는 GS리테일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공모주 시장에 대한 열기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11월 들어 상장한 7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상장첫날 시가 평균상승률은 42.7%로 지난해 평균 28.0%를 상회했다.
테라세미콘은 상장 이후 닷새 연속 상승해 공모가 대비 200%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지난 8일 상장한 신흥기계도 상장 당일 공모가 8700원 대비 238% 상승한 1만7100원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공모주 시장에 시중자금이 몰리는 이유를 공모가 할인 때문이라고 봤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시장의 높은 인기는 무엇보다도 저렴해진 공모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그리스사태 이후 상장 주관사들이 흥행성공을 위해 공모가 밴드를 하향하고 공모주식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투자 매력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거래소도 공모가의 거품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심사청구 단계에서부터 보수적인 공모가 산정을 권고해 가격 메리트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10월 이후 증시가 반등에 성공해 공모가 산정 기준이 되는 동종업계의 PER 배수가 높아진 점도 공모주들의 밸류에이션매력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공모가는 동종기업군의 평균PER을 이용해 기준가를 정한 후 10~30%의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50%를 넘는 할인율을 적용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상장한 YG엔터의 경우 공모희망가 밴드는 2만2100원~2만8800원으로 기준가 5만4100원 대비 46.8 ~59.1%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이밖에도 아이테스트, 이엠넷, 쎄미시스코, 테크윙 등도 모두 50%대의 할인률이 적용됐다.
전문가들은 상장후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만큼 공모주 투자도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경택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투자는 공모가격이 얼마만큼 밸류에이션을 받고 결정됐는지가 중요하다”며 “최근 들어 할인율이 큰 종목은 상장후 두배 이상 수익을 안겨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공모주에 투자한다면 해당 종목의 올해 실적과 내년 실적을 살펴보고 동종기업대비 밸류에이션을 얼마나 받았는지를 봐야한다”며 “또한 상장이후 단기간에 주가가 오르면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벤처투자, 전환우선주 등의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