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만 난무… ‘안철수 신당’ 열리지 않는다

입력 2011-1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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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신당’과 결합되면서 정치권에 공포로 자리 잡았다. 배회하던 ‘유령’(說)이 실재(實在)로 표면화할 경우 지각변동은 그 폭을 가늠키 어렵게 됐다. 안 교수를 통해 분출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대중적 불신이 새 정치 욕구로 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YTN·중앙일보·동아시아연구원이 26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95%신뢰수준에 ±3.5%p) 결과 제3당의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3%가 공감을 나타냈다. 또 대선 가상대결에선 안 교수가 50.1%의 지지도로 38.4%에 그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압도했다. 문제는 신당 출현에 대한 기대와 안 교수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동반상승하고 있다는 데 있다. 박 전 대표 말대로 “정치권 전체의 위기”가 도래한 셈이다.

안철수 신당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법륜 스님이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적 요구 등 신당의 필요조건은 다 갖춰졌는데 이를 현실화시킬 구심체가 현재 없다”면서 “안 교수 정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교수가) 아직 정치적 결단을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법륜 스님은 안 교수를 대중 앞에 상품화시킨 ‘청춘콘서트’ 기획자로 잘 알려져 있다. 정치권에선 그를 안철수의 정신적 멘토로 지칭한다.

승려 신분이나 그의 친형은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에 연루됐고, 동생은 민중당으로 총선에 출마한 전력을 갖고 있다. 법륜 스님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탈이념을 지향하지만 현 여권보다는 야권에 가까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그는 정토회를 통해 불교정화운동에도 앞장서왔다. 관행에 사로잡힌 기존 기득권을 타파하고 본질을 되찾는다는 이유에서다. 시민운동을 넘나드는 활동 속에서 그는 정치권은 물론 대중문화(심지어 연예계)까지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맺어왔다. 신당을 띄울 경우 안 교수를 뒷받침할 인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구심점인 안 교수는 ‘묵묵부답’이다. 그의 복심으로 통하는 시골의사 박경철씨마저도 입을 다물고 있다. 당초 제3당 계획이 세 사람과 지금은 다소 관계가 멀어진 윤여준 전 의원을 중심으로 논의됐지만 갑작스런 서울시장 선거 출현으로 모든 게 원점으로 회귀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술이다.

안 교수의 한 지인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17대 대선 당시 독자신당을 꿈꿨던 문국현 전 대표와 창조한국당을 예시하며 “신당은 열리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대신 대선 출마 여부 관련해선 “상황이 (출마로) 몰아가면 어찌될지 모른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선 막바지에 민주진보진영 후보와의 단일화를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개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며, 법륜 스님은 제도권 조직에 포위되지 않게 외곽에서 조직화를 꾀한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교수는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림으로써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며 “기존 정당과의 합류나 신당 창당보다는 내년 7~8월 정치권의 대선후보가 결정된 뒤 대중 요구에 따라 결단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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