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웅근 흰구름 한의원 원장은 자신이 의료 봉사를 하는 것에 대해 “환자들을 위한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황 원장은 ‘봉사’라는 단어 사용도 지양하며 “내가 남을 도와준다는 사고를 하면 보상심리가 작용해 도움을 알아주지 않을 경우 힘들어한다” 라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회 공헌 활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 원장은 정신질환을 겪고있는 사람들을 돕는 인의예지 심성계발원의 대표다. 계발원은 의료봉사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한의사, 한의대생, 인문학 교수 등으로 이루어진 구성원들이 강좌와 상담을 통해 마음이 아픈 이들을 어루만져주고 있다. 황 원장은 “현대의 정신과는 사람의 응어리진 마음을 배제한 채 뇌와 물질 중심으로 치료가 이루어진다” 며 “허준 이황 등 과거 선조들의 심리 치료를 이어받아 수양으로 병을 고치는 것이 목표” 라고 설명했다.
경희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해 전문의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황 원장이 의료 봉사에 입문한 계기는 과거 힘들었던 학창시절 때문이다. 황 원장은 “고등학교 때부터 대인기피와 공황장애로 손들고 발표 한번 안해봤다” 고 털어놨다. 스스로를 은둔형 외톨이로 칭했던 황 원장은 “공부만이 탈출구라고 생각해 절실하게 매달렸다” 며 “대학교 입학해서 심리학과 한의학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강박이 해소됐다” 고 설명했다. 당시 깨달음을 얻은 황 원장은 계발원을 설립함으로써 자신의 극복 경험을 환자들과 나누고자 했다.
계발원에서는 현재 구세군과 함께 약물중독자를 치료하기위한 프로그램을 공동진행하고 있으며 다문화 가정 및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심리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까페를 개설해 일반인들을 위한 무료 상담도 받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구세군 ARC 중독치료센터에 강의를 나가고 있는 황 원장은 “모범사례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며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