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업계가 유로화 붕괴 이후 상황에 대비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행들은 유럽연합(EU) 국가의 잇따른 재정 위기 때문에 해체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으며, 그리스의 경우 EU 가입 당시 포기했덧 옛 자국 통화인 ‘드라크마’를 사용할 경우에 대비한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WSJ는 은행간 자금 중개사인 ICAP이 그리스의 유로 이탈과 함께 드라크마 도입에 대비해 전자 거래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CLS 뱅크 인터내셔널도 유로 통화의 와해에 대비한 ‘긴급 시험 거래’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유로화 붕괴는 유럽 내부 외환 거래 시스템의 붕괴를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회사들이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런던지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로화가 붕괴할 경우를 감안해 프랑스 프랑, 독일 마르크, 이탈리아 리라 등 각국 통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를 제시했다.
일본 노무라홀딩스는 유로화 표시 채권을 사들이는 고객에게 채권이 드라크마처럼 약세를 보이는 통화와 교환될 수 있는지 세부약관을 점검하라고 권고했다.
유럽 여러 정치인이 잇따라 유로존 해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악순환은 지속되고 있다.
이탈리아 마리오 몬티 총리는 “긴축 방안이 실패하면 유로의 종말을 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금융 중추인 영국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유로존 붕괴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화 사용 지역 지도자들은 이번주 모여 유로존 재정부채 위기가 확산하지 않도록 긴급지원 펀드 규모를 늘리는 등 대책을 모색한다.
일부 금융 당국은 유럽중앙은행(ECB)에 역내 국채시장 지원을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