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열풍에 글로벌 반도체업계가 떨고 있다.
아이패드로 상징되는 태블릿PC의 비약적인 성장에 따라 가격 하락과 실적악화로 고민하고 있는 반도체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일본 엘피다메모리 등 주요 반도체업체가 지난 3년간 기록한 손실은 140억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제조능력 향상을 위해 시설 등에 투입한 비용이 370억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업계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PC 출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다 D램 가격이 이달 들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사실도 업계에는 부담이다.
D램 가격은 3분기에만 32% 하락했다.
태국 홍수 사태까지 겹치면서 막강한 자금력과 사업 다각화를 이룬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는 사태에 직면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첸 리웨이 폴라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업계는 PC업계의 성장을 낙관했으며 투자는 지나쳤다”면서 “아이패드가 출현하지 않았다면 이같은 문제는 출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와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PC 출하는 9200만대를 기록하면서 3.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 5.1%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애플이 지난해 아이패드를 출시한 이후 4000만대를 팔아치우면서 25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포레스터리서치는 현분기에만 애플이 20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PC판매와 D램 가격의 부진이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앨빈 림 피치 과장은 “D램 가격의 하락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주목할만한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은 D램 수요의 65%를 차지하는 PC 산업이 기술 발전도 D램 업계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점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PC 운영체제인 윈도의 차세대 버전에서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면서 D램 수요 역시 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서플라이는 PC 한대에 필요한 D램 수요 증가율이 내년 3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5년 평균치는 48% 증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