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금융지주사들이 추가로 저축은행을 인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가 삼화저축은행을, KB금융지주가 제일저축은행을, 신한금융지주가 토마토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하게 됨에 따라 4대 금융지주 가운데 3곳이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하게 됐다. 또한 이달에 있을 제일2와 에이스 패키지 본입찰에 하나금융지주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금융지주사가 나선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하나씩 저축은행을 가져갔으니 올해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일단락 됐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추가로 인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영업에 대해서는 “저축은행을 크게 키우는 것보다 시너지 차원에서 관리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금융당국 입장에서 저축은행의 규모를 더 이상 키우지 말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대규모 부실이 과도한 규모 확대 경쟁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금융지주사들이 추가로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또 다른 규모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것.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발언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사회공헌활동 행사장에서 어 회장은 “총 2조9000억원 중 부실을 제외한 6000억원의 자산을 인수할 것”이라며 “은행 지점장을 대상으로 공모해 1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부행장급을 자회사 대표로 내려 보내던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만큼 저축은행의 비중을 낮춰 규모를 키우지 않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올 상반기에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리금융지주도 지속적으로 저축은행 추가 인수의지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추가로 인수하지는 않고 있다. 또한 인수해 상호를 바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규모도 키우지 않고 있으며 내부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전업계 대형저축은행들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A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은행의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크게 업계 판도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은행계 저축은행들이 쉽게 영업을 확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들이 저축은행 업계에 진입해 신뢰도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은행과 저축은행 간에 크게 벌어졌던 차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
권혁세 금감원장도 이같은 맥락에서 금융지주사 회장들에게 “제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의 금리차이가 크다”며 “대출금리 차이를 일정한 수준으로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동안 은행의 경우 10% 내의 금리로 대출이 이뤄지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30% 후반대의 대출금리가 책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은행과 저축은행 간 대출금리가 10~20% 이상까지 차이가 나고 있는 것.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하기 어렵지만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우량 신용등급의 고객을 소개해주는 등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그동안 높았던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