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송년회서 간호사 댄스공연 강요 웬말?

입력 2011-12-0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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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활력 위한 행사일 뿐…교수도 악기 연주”

연말 ‘흥청망청’ 술자리 대신 봉사활동 등 어려운 이웃과 온정을 나누기 위한 ‘의미 있는’ 송년회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간호사들에게 연말 댄스공연을 주문한 서울대병원 수술부의 행태가 드러나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서울대병원에는 눈길을 끄는 벽보가 하나 붙었다. 제목은 ‘평간호사 동원해 연말에 파티하려는 수술부 송년회 당장 중단하라’.

5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수술부가 간호사들에게 오는 8일 열리는 연말 파티에서 댄스 공연을 준비하도록 강요한데 대해 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가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11월초 본원 수술실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로부터 ‘OR(Operating Room) 파티’로 불리는 수술부 송년회와 관련된 한 통의 고발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편지 내용은 이렇다. OR 파티는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꺼려하지만 교수들이 원해 감히 거부하지 못한다는 것.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춤 연습에 공연날 이브닝 드레스도 입어야 해 괴롭다는 토로도 이어졌다.

OR 파티는 1970년대부터 이어져 온 나름 전통(?) 있는 서울대병원 수술부의 연말 행사다. 올해는 외과계 교수, 간호사, 레지던트 등 300여명이 모여 장기자랑 등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에 서울대병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각 반박했다. OR 파티는 단지 수술부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행사라는 것. “의사의 군림에 평간호사들만 ‘재롱잔치’를 하는 격”이라는 노조의 지적에도 병원 측은 “교수들도 색소폰과 대금 등을 연주할 것”라고 말해 할말을 잃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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