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승인 늦어져 또‘배당 먹튀’기회 줘
하나금융 경영계획 차질…외환銀은 경영공백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판단부터 먼저 내릴 것”이란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금융권에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김석동 위원장은 5일 금융정보분석원 설립 10주년 행사에 참석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한 후 외환은행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외환은행 인수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져 론스타는 추가 배당을 챙길 수 있게 됐으며 하나금융은 경영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환은행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노조의 인수 저지 목소리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론스타는 지난 3분기 대주주로서 마지막 배당을 받으려고 했지만 먹튀 여론이 조성되면서 3분기 배당을 4분기로 미뤘다. 결국 결산시즌을 지내고 내년 초까지 대주주로 있을 경우 추가 배당을 챙겨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론스타는 지난 2분기 4699억원의 중간배당을 챙겨간 것을 비롯해 외환은행 인수 후 1조7099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아갔다. 4분기에도 배당금을 챙긴다면 총 배당금은 무려 2조원을 넘게 된다.
인수 주체인 하나금융 입장에선 내년 경영계획 차질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하나금융 신속이 인수 절차를 마무리 한 후 경영계획을 세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판에 돌출 변수가 발생함에 따라 경영계획 수립이 다소 늦춰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자회사 편입이 지연되는 외환은행 또한 경영공백 기간이 늘어나 영업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최종 사인을 한 론스타 입장에선 외환은행 경영을 책임질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외환은행 노조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두 은행 체제를 가져 가겠다”며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이름도 두개의 브랜드 체제를 그냥 가겠다”며 노조 끌어안기에 나섰지만 최종 인수까지 공백기간이 생김에 따라 인수자와 노조간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론스타가 산업자본으로 판명나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산업자본으로 규정돼도 추가로 매각조건을 제한하는 이른바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릴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론스타가 산업자본으로 판명나도 론스타와 하나금융간 계약에 변화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