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패기와 연륜 조화 꾀했다

입력 2011-12-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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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식 신상필벌 인사

삼성그룹 사장단이 더 젊어졌다. 삼성그룹은 7일 단행한 2012년 정기 사장단 인사 결과 사장단 평균 연령이 지난해 56.3세에서 55.8세로 0.5세 낮아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부터 강조한 ‘젊은 조직론’의 중요성이 올해 인사에도 적용됐다.

승진 인사규모는 부회장 승진 2명·사장 승진 6명 등 8명으로 지난해(부회장 1명·사장 9명)보다 적었지만 올해 수시인사로 변경된 내용을 포함할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보직 이동 등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했던 폭보다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이 회장이 지난 1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밝힌 “나와 삼성의 인사원칙은 철저한 ‘신상필벌’이다”라는 인사방침에 따라 실적과 경영성과가 크게 반영됐다.

◇ 패기와 연륜 조화 꾀했다= 올해 삼성그룹 인사의 특징은 한 마디로 ‘패기와 연륜의 조화’로 정의할 수 있다.

중핵 경영진을 보강해 그들의 풍부한 경험과 성공방정식을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들에게 전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부회장단의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성공방정식’을 뉴 리더의 창조적 에너지와 결합,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달라는 의미”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권오현, 정연주 대표이사는 이건희 회장의 ‘신상필벌’ 식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다.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 2008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시스템LSI와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일류화를 일궈 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연주 부회장도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경영위기에 빠졌던 삼성엔지니어링을 우량기업으로 변모시켰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새로 맡은 삼성물산의 성장기반을 구축한 점이 인사에 반영됐다.

◇ ‘최초’ 수식어 붙은 인사 이뤄져 =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인사가 단행됐다. 올해 사장으로 승진한 이철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부사장은 사장 승진 후에도 개발업무를 계속 맡는다. 개발 담당임원이 사장급으로 보임된 것은 삼성 역사상 처음이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날로 치열해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글로벌 모바일 경쟁에서 확고한 승기를 잡고 시장을 압도해 달라는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최치준 사장도 삼성전기 최초의 내부 승진 사례다.

이인용 팀장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외에도 여러 계열사에서 CEO 후보군이 충분히 양성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 총수일가·여성 사장 승진 없어 = 이번 인사에서 관심이 집중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오너 일가의 승진은 없었다. 이들의 승진이 불발에 그칠 것은 이미 예견됐다.

이 회장은 지난 1일 열린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재용 사장의)지위와 역할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일각에서 거론된 부회장 승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이서현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대신 둘째 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을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해 새로운 분야에서의 경영수업을 받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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