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세계경제학회장 “中 지준율 앞으로도 낮아질 것”

입력 2011-12-07 14:26 수정 2011-12-0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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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세계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융딩(余永定) 박사(사진)가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7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삼성증권 제13회 인베스트먼트 포럼의 기조연설을 맡은 위 박사는 ‘2012년 중국 경제 및 정책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재의 지급준비율 21%는 너무 높다”며 “앞으로도 지준율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그 속도는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들은 지준율 인하를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며 “앞으로 지준율은 더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09년 하반기 이후 중국은 계속 긴축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과거와 비교해 통화량이 많이 줄어드는 등 긴축이 충분한 수준이기 때문에 지금 중국 정부의 관심은 안정을 유지하면서 통화량을 조금씩 늘리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8% 이하이길 바라지만 8% 이상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 박사는 “현재 중국은 너무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며 “과거에는 고용 부담이 심해 경제성장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노동자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중국은 여전히 무역 흑자국이긴 하지만 흑자의 폭은 이전보다 줄었다”고 진단하며 “내년 유럽 위기 등 세계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더이상 2009년처럼 수출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며 “내년에 세계 경기가 안 좋더라도 타격이 2009년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 박사는 세계 경기가 어렵더라도 정부의 재정상황이 양호한 것은 중국의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의 재정 부채와 GDP를 비교하면 미국 100%, 이탈리아 120%, 그리스 160% 수준에 달하는 데 비해 중국은 GDP 대비 부채비율이 20%에 불과하다”며 “탄탄한 재정이 있기 때문에 확장적 경제정책을 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부동산투자 증가율이 늘거나, 지방정부들의 채무 문제가 심해지거나, 중국 지하경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인정했지만 “셋 다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특히 부동산에 대해서는 “부동산 가격은 최대 40%까지 하락할 수도 있지만 부동산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에 폭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모기지론도 없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붕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위 박사는 “지준율, 기준금리율, 중앙은행 어음매매상황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방향을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통화 발행은 외환보유와 관계가 있다”며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국이므로 위안화가 당연히 절상돼야 하지만 중앙은행은 절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달러를 계속 사면서 위안화를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경제 전반의 상황이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은 아니다”라며 “채무위기는 주로 정책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다. 위 박사는 “유럽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중국 정부 역시 기꺼이 도울 것”이라며 “미 달러 재산을 유로화로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융딩 박사는 중국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을 거쳐 현재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 중국세계경제학회 회장, 유엔 발전정책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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