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 “내 재능을 돈 버는데만 쓰는 것 아깝지 않나요?”

입력 2011-12-07 15:29 수정 2011-12-0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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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수요조찬 ‘한비야 특강’

▲건강보험공단 수요조찬에서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는 한비야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적자생존, 승자독식만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인 줄 알았어요. 그러나 반대쪽에 사랑과 은혜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접 보게됐습니다. 짐바브웨나 팔레스타인처럼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내 재능을 돈 버는데만 쓰는 것은 아깝지 않나요?” 7일 오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요조찬에서 강사로 나서 특강을 한 한비아(53)씨는 거침이 없었다.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비아씨는 이날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강연은 ‘사랑과 은혜의 법칙’을 위해 ‘머리’‘가슴’‘손’이 지녀야 할 세가지에 대한 언급으로 채워졌다.

◇머리_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나라도 있다” = 그녀는 강연이 시작되자 모두의 머릿속에 ‘세계지도’를 기억하라고 말했다. 한비야씨는 “세계지도 한 장이 개인 인생의 무대를 넘어 타인에 대한 관심의 폭, 이해의 폭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이어 “교통과 통신이 발달됐는데 왜 우리의 관심은 나와 우리에 국한돼있는가”고 되물으며 “미국이나 중국처럼 우리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나라도 있지만 짐바브웨나 팔레스타인처럼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나라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990년까지 유엔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1991년부터 도움을 주며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도움을 받다가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된다. 이런 경험이 세계 구호 현장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우리의 관심이 우리가 필요한 나라와 함께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에도 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슴_ “무엇이 여러분의 피를 끓게 합니까?” = 한비야씨는 건보공단 직원들에게 부(富)를 쫓기 보다 가슴 뛰는 일을 하라고 말했다. 그녀가 월드비젼에서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바로 수단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 한 의사.

긴급구호 일을 하기 전 현장을 경험하고 싶어 떠난 수단에서 만난 케냐인 의사가 그녀의 삶을 바꿨다. 당시 한비야씨는 케냐인 의사에게 ‘왜 더 나은 삶을 두고 이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내가 가진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데만 쓰는 것은 너무 아깝지 않아요?”라며 “무엇보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죠”라고 대답했다.

이 말 한마디가 그녀를 열정의 삶으로 이끌었다. 그때부터 한비야는 돈이나 정글의 법칙이 아니라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가슴 뛰는 일’을 하기 원한다고 강조했다.

◇ 손_ “이기는 경기가 아니라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 = 그녀는 마지막으로 남을 위해 손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는만큼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랑과 은혜의 법칙을 알아도 정글의 법칙에 따라 행동하면 소용 없다고 했다.

한비야씨는 “인생이 전반 45분, 후반 45분 축구 경기와 같다면 내 인생은 이제 막 후반 8분이 지났다”며 “내 경험과 네트워크, 나와 함께 할 사람들이 앞으로 만들어갈 무언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젠 이기는 경기가 아니라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는 말로 강연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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