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수출증가세 둔화 전망

입력 2011-12-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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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년 성장 3.7%로 하향

유로존 돌발 악재 없으면

성장률 하반기 점차 회복

물가안정·소비증가 전망

한국은행의 내년 경제전망은 물가보다 경기 걱정이 컸다. 유로지역 국가채무문제로 인해 세계경제가 둔화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유로지역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여지가 더 크다”고 내다봤다.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7%가 최종 숫자는 아닌 것이다.

◇경제성장률 3년만에 최저, 설비투자·수출 급감=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지는 원인으로 설비투자와 수출 신장세 둔화를 꼽았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수출이 4분기에는 물량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1분기 성장률이 낮은 수준으로 가는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 4분기 GDP 성장률을 전기대비 1.0%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분기별로는 1분기 0.7%, 2분기 0.9%, 3·4분기 1.1%로 전망했다. 유로지역의 재정위기로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성장세가 떨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완만히 회복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로 내년 경제를 내다봤다.

그러나 상저하고 모형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갑작스런 변동요인인 ‘테일리스크(Tail Risk)’가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유로존이 내년 2분기부터는 위기를 진화하고 회복에 나선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역으로 유로존 재정위기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성장은 추가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

이 국장은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더 크지만 침체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민간소비가 개선될 것으로 본 것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란 평가도 있다. 한은은 내년 주 5일제 시행으로 소비여건이 개선되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가계소비가 늘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금리가 장기간 동결되면서 가계부채 문제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민간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내수 시장도 내년 성장세가 정체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민간소비 확대와 3.7%란 전망은 낙관적이다”며 “물가 안정보다는 성장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일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물가는 안정?= 한은은 국제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내년 소비자물가는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가 둔화하면서 공급에 의한 물가 상승 압력이 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물가 안정 역시 경기 악화와 상관관계를 맺은 셈이다. 한은은 통계청의 지수 개편에 의한 영향으로 물가 전망치가 0.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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