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해운업황이 25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면서 대형 해운업체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 소재 정보제공업체인 베셀밸류닷컴에 따르면 선령 5년인 대형 유조선 가격은 5800만달러(약 665억원)로 지난 8월 이후 30%나 하락했다.
이는 25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파나맥스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3930만달러로 지난 5월 이후 32% 떨어졌다.
가격이 회복했다는 케이프 사이즈(Capesize) 벌크선 가격도 394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8%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신용위기에 처한 유럽 은행들의 긴축으로 업계의 자금 압박이 심해지면서 비롯됐다고 FT는 설명했다.
업체들은 은행들의 대출 기피로 선박 매입이 원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급전 마련을 위해 선박을 팔 때도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이 대출 시 담보 조건을 강화하면서 업계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1980년대 중반 해운업계의 침체가 재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해운을 포함해 세계 해운업계를 주도하는 업체들도 이같은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탱커 운영업체 제너럴마리타임은 공급 과잉 여파로 지난달 파산보호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독일 대형은행인 DVB방크의 다그핀 룬데 선박 책임자는 “선박 가치 하락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 것이 신용 위축을 유발해 중고 선박을 매입하려 해도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룬데 책임자는 “앞으로 수 년 동안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일부 업체의 주가는 기존과 같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선박임대업체 중 하나인 노르웨이의 DNB의 헤럴드 세르크 한센 선박 책임자는 “자금 문제가 선박 수요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암울한 시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룬데 책임자의 전망에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