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이 좋은 국내 일부 은행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정부로부터 빌린 지원금을 조기에 상환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국민·하나·우리은행과 농협이 은행자본확충펀드로부터 총 1조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다시 사고싶다는 요청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금융위는 조기 상환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은행자본확충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20조원 규모로 조성됐다.
정부는 2009년 3월 은행자본확충펀드를 이용해 3조5000억원 규모의 은행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 50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2008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만기가 30년이지만 은행들은 올해 이를 상환할 수 있을 만큼의 실적을 거둬들였다는 것.
은행별 조기상환 금액은 국민은행 6000억원, 농협 4000억원, 하나은행 3000억원, 우리은행 2000억원 수준이다.
타 은행은 정부지원금을 털어내게 되고 우리은행과 농협은 5000억과 3500억원씩만 남게 된다.
정부는 은행들이 정부지원금을 추가로 조기상환하겠다고 요청하면 건전성에 해가 되지 않는한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용된 은행자본확충펀드 4조원 가운데 은행이 갚지 않은 금액은 30%인 1조2000억원이다. 당시 함께 정부지원금을 받았던 수협 1000억원, 광주은행 870억원, 경남은행 1160억원 등이 아직 상환이 안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지원금의 조기상환은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