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의 산증인 박태준…영원한 철강인으로 남다

입력 2011-12-1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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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포스코 역사 가운데 26년 수장, 세계 철강업계의 ‘신화창조자’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선구자였다. 13일 타계한 박 명예회장은 40년 포스코 역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년을 최고경영자로 일했다.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 철강국가의 반열에 끌어올린 주인공이었다.

그는 한국전쟁 후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 땅에 제철소를 건설, 우리나라 철강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 당대에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아울러 21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세계 철강업계로부터 신화창조자(Miracle-Maker)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1963년 육군소장으로 예편한 그는 경영부실 상태의 대한중석을 1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만들어 놓으면서 정부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쌓기 시작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집권 후 공업 입국의 달성을 위해 종합제철소 건립을 놓고 고민했고, 임무의 적임자로 박 명예회장을 떠올렸다. 생도 시절 탄도 계산에서 능력을 보였던 점을 기억한 것이다.

결국 박 명예회장은 박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종합제철소 건립 프로젝트를 맡았다. 박태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포스코 역사의 시작이었다.

◇일관제철소 추진 2년만에 쇳물 뽑아낸 철인=1968년 일관제철소 건설에 필요한 자본은 물론 경험이나 기술, 자원마저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과 일본 등 5개국 8개사로 구성된 대한국제 제철차관단(KISA: Korea International Steel Associates )과 IBRD(세계은행), USAID(미국국제개발처), IECOK(대한국제경제협의체) 등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종합제철사업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우리나라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은 무위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당시 박태준 사장이 미국을 방문해 KISA 대표와의 담판을 통해 ‘협력불가’를 최종 확인한 뒤 돌아오는 길에 하와이에서 대일청구권 자금의 일부를 제철소건설자금으로 전용하자는 이른바 '하와이구상'을 떠올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이로써 1970년 4월 온 국민의 성원 속에 조강연산 130만톤 규모의 포항 1기 설비를 착공하고 1973년 6월 마침내 우리나라 최초의 용광로에서 최초의 쇳물을 생산하게 된다.

이후 건설과 조업을 병행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제철소라는 타이틀을 번갈아 획득하면서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완공, 1992년 2100만 톤의 4반세기 대역사를 마무리한다.

◇제철보국을 위한 경영이념 실천=박태준 명예회장은 설비가동 첫해인 1973년 매출액 416억원에 당기순이익 46억원을 기록한 이래 1992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매출액 149배(6조1821억원), 순이익 40배(1852억원) 이상으로 늘렸으며, 이것은 설비가동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의 적자 없이 흑자행진을 지속하는 기틀이 됐다.

최고경영자로서 박태준 명예회장은 제철보국(製鐵報國)의 기업이념과 소명의식, 책임정신과 완벽주의, 철저한 투명경영, 인간존중과 기술개발의 경영이념을 솔선수범의 실천으로 보여줬다.

박태준 사장(당시)은 건설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임직원들에게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짓는 제철소 건설에 실패할 경우는 '우향우'해 동해 바다에 몸을 던지자고 외쳤다.

그가 남긴 “선조의 혈세로 짓는 제철소 건설이 실패하면 책임자 몇 사람의 문책으로 끝나지 않고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만큼 우리 모두 영일만에 투신해야 한다”는 불퇴전의 각오와 책임정신으로 건설에 매진할 것을 독려한 일화는 유명하다.

고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1987년 박 명예회장에 대해 “군인의 기와 기업인의 혼을 가진 사람”이라며 “우리의 풍토에서 박 회장이야말로 후세의 경영자들을 위한 살아있는 교재로서 귀한 존재”라고 극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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