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접어들면서 상장 기업들의 판매·공급 계약 해지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월 이후 단일 판매·공급계약 해지 공시는 총 8건이다. 이는 올해 하반기 19건(7월 5건, 8월 7건, 9월 5건, 10월 2건)과 비교하면 절반가량이 연말에 몰려있는 셈이다.
공급계약을 해지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계약해지는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9일 유럽지역 선주의 선수금 미입금으로 VLCC 2척과 벌크선 2척의 공급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계약해지 금액은 5893억으로 최근매출액의 4.9%에 해당한다.
회사측은 “선주측이 선금을 입금하지 않는 등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NCB네트웍스도 선팩테크와 지난해 1월과 2월에 체결한 36억원 규모의 태양광 제조장비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계약상대방의 요청으로 인한 계약해지"라고 설명했다.
런 가운데 뉴로테크는 11월말에 두건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뉴로테크는 총 9억1400억원 규모의 유선인터넷 전화기 공급 계약 2건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뉴로테크측은 “지난해 9월과 10월에 유비아이씨와 공급 계약 2건을 체결했으나 이 회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계약이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최종해지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공급계약 해지 사례가 빈번해 공시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 매출액의 몇 배가 넘는 공급계약 공시에 대해서는 보다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증권사 연구원은 “경기불황 등의 불가피한 사유로 공급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일부는 기술력이나 생산능력 자체가 의심되는 사례도 많다”며 “특히 공급계약 공시는 장중에 처리하고 해지 공시는 장 마감 이후 처리하는 얌체공시가 빈번한 회사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