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한국 헤지펀드 ‘그들만의 리그’ 안 되려면

입력 2011-12-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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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헤지펀드 출시를 앞두고 눈코뜰새 없이 바쁜 A자산운용사 모 마케팅 팀장은 최근 B판매사와의 면담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B판매사가 헤지펀드를 판매해 줄테니 기준가를 매일 공고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가격변동을 알림으로써 운용의 투명성을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게 그들의 설명이었다.

장외 파생상품 등 투자자산군이 다양해 매일 기준가를 산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으므로 주기를 늘려달라고 하소연했으나 그들의 입장엔 변화가 없었다.

판매사에게 절대 ‘을(乙)’일 수 밖에 없는 S팀장은 며칠간 준비해간 운용계획 프레젠테이션을 제대로 끝내지도 못하고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B판매사의 요구, 정당한걸까? 현 자본시장법에서는 공모펀드만 기준가를 매일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해당 투자자에 한해서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사모영역인 헤지펀드의 경우 매일 기준가 산정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마련된 헤지펀드 모범규준에서도 헤지펀드 기준가 공고를 자율에 맡긴다고 명시하고 있다. 홍콩 등 해외 헤지펀드의 경우 1개월 기준가 공고 관행으로 여기고 있다.

종합적으로 따져봤을때 B판매사가 ‘억지’를 부린 셈이다.

모 팀장이 겪은 이 일화는 국내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국과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헤지펀드를 공모, 사모, 주식형, 채권형과 같이 또다른 유형의 펀드로만 여기고 있다. 헤지펀드 출범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기대 보다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국내 헤지펀드들이 몇년간의 준비를 마치고 일제히 스타트라인에 섰다. 전광판엔 이미 신호탄을 쏘아올리기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선수들과 경기장을 마련해준 금융당국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을 응원해 줄 관람객이 없다. 헤지펀드 시장이 열린다는 소식은 알고는 있다. 그런데 얼마나 중요한 시장인지 모른다. 그저 이전에 열렸던 비슷한 경기가 또 열린다고 생각한다.

경기가 진행되고 재미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관람객이 모일까? 사람들이 모이기도 전에 선수들이 지쳐 쓰러질 수도 있는 일이다.

한국 헤지펀드 시장이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관람객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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