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좌담]글로벌 증시 시계제로…ETF같이 심플한 상품에 던져라

입력 2011-12-16 08:11 수정 2011-12-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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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투자전략 전문가 좌담회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신(新) 재정협약’ 합의도 일일천하로 끝나는 듯한 모습이다.

EU 국가들이 신재정협약 추진에 합의했지만 각국의 내부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글로벌 증시는 다시 출렁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부정적 평가가 쏟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신용등급에 대한 불안감이 오히려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증시 및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고민에 빠져있다.

▲지난 12일 이투데이 편집국에서 '2012년 투자전략'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송광섭 이투데이 증권부장(사회), 김희수 에프앤가이드 평가사업본부장, 김동철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황성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보,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
프리미엄 경제지 이투데이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2012년 투자전략’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는 송광섭 이투데이 증권부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동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황성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 김희수 에프앤가이드 평가사업본부장이 참석했다.

아래는 좌담회 내용이다.

-사회자: 유럽을 비롯한 해외발 악재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이어져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내년에는 어떤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겠습니까.

▲황성윤 본부장: 시장이 불안할수록 단순·명쾌하고 투명한 곳에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점에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을 추천하고 싶다. ETF는 여러 전략을 묶어 놓은 상품으로 주식뿐 아니라 일반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채권이나 원자재 등에도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수료가 낮아 저비용 투자가 가능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김동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동철: 투자론을 강의할 때 ‘스마트한 투자자라면 당연히 ETF에 투자한다’고 가르친다. ETF는 다양성만 확보되면 펀드에 돈을 맡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은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ETF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황성윤: 거래소는 현재 상장된 ETF들보다 공격적 성향이 강한 액티브 ETF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ETF에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지수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사회자: ETF의 장점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이 일부 ETF에만 몰리면서 상당수의 ETF 상품에 대한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 않나.

▲황: 코스피200 ETF와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의 거래량이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전체 ETF 거래량의 10%를 넘어서는 심각한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그러나 ETF의 다양성이 확보되고 시장의 고성장세, 정부의 적극적 정책 지원이 결합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ETF가 비용과 투명성을 확보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사회자: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문형랩 등 소수종목 집중투자 상품에 대한 열기가 거셌다.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시장의 관심도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분산투자의 중요성이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서비스본부장.
▲김철배: 자문형랩은 분산투자를 하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잘 보여줬다. 자문형랩과 압축 포트폴리오펀드는 그 두 상품이 엄청난 자금을 흡수할 때의 우려대로, 실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힘없이 무너졌다. 투자대상과 시간에 대한 분산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사례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투자자들의 평균 펀드투자기간은 2년2개월에 불과하다. 지수의 등락에 맞춰 투자금 유출입을 결정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이런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들은 항상 후행투자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사회자: 정부가 장기투자펀드에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김철배: 아직 정확한 기준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10년 이상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경우 소득공제 혜택이 추진되고 있다. 어떤 효과가 있을지를 현 상황에서 정확히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10년 이상 장기투자 펀드가 시장에 나오면 장기투자 문화 확산의 단초가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특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학자금과 주택·결혼 자금 등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장기자금 유입 확대로 국내 증시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김동철: 세제혜택 기준이 연간 소득 5000만원 안팎으로 정해지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기준은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소득 수준을 생각하면 별다른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장기투자자금 유입 활성화를 위해서 소득 제한선을 좀 더 높게 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내년 국내 증시는 어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황성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황성윤: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불안요인들은 내년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상반기는 지금보다 더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1분기까지는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는 전망을 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만큼 전약후강의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철배: 유럽 국가들은 공멸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서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사회자: 어떤 업종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나.

▲황성윤: 국내 유수의 자산운용사 한 곳에서 중국 소비재와 관련된 펀드를 준비중이다. 이것이 힌트가 될 수 있다. 불안한 증시 흐름에서도 중국 내수소비와 관련된 업종이나 종목이 괜찮은 흐름은 나타낼 것으로 생각한다. 또 국내 내수와 관련된 기업들도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리라 예상해 본다.

반대로 차화정 등 그동안 급격한 상승세를 탔던 종목들은 급격한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사회자: 유로존 문제는 언제쯤 해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나.

▲김희수 에프앤가이드 평가사업본부장.
▲김희수: 최소한 내년 말까지는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길게는 4년~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도 있다.

리만브러더스 사태는 기업의 문제였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회사의 문을 닫게 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 유럽의 문제는 최소한 국가 단위의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이 훨씬 어렵다.

-사회자: 중국의 긴축완화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 않겠나.

▲황성윤: 국내 증시를 둘러싼 해외변수 대부분이 불안정하고 국내의 소비심리까지 얼어붙고 있다. 악재가 널려있는 상황에 중국의 긴축완화 움직임은 국내 주식시장에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다.

▲김동철: 중국의 물가가 상당히 내려갔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 전보규·이다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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