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적자원의 보고(寶庫)로 꼽히지만 위험 요인도 상존한다.
행정 당국의 비리와 치안 불안 등이 외국 자본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닛케이비즈니스는 최근 전했다.
필리핀에 진출한 한 일본계 기업 관계자는 “필리핀 행정 당국은 사안에 대한 결정이 느리고 대응에도 일관성이 없다”고 토로했다.
예를 들어 외국 기업이 현지에 직원을 파견할 때 필요한 서류를 완벽하게 갖춰도 공항에서 출국 심사관에게 저지당하는 사례가 자주 있다.
이는 현지 기업들의 업무에 차질로 연결된다.
필리핀의 비리 현황은 통계에도 잘 나타나 있다.
독일의 비정부기구(NGO)인 트랜스페어런시인터내셔널(TI)이 각국의 비리 상황을 지수화한 순위에서 필리핀은 지난해 134위를 차지했다.
이 지수는 순위가 낮을 수록 비리가 만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6월 취임한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은 비리와의 전쟁을 공약으로 내세워 승리했다.
그의 취임 이후 필리핀은 서서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닐라의 외국계 호텔에 근무하는 한 남성은 “아키노 대통령이 취임한 후 국민들의 규율 의식이 높아졌다”며 “예전 같으면 막무가내로 붐볐을 호텔 입구가 질서 정연해진 것이 그 예”라고 말한다.
이 같은 시민 의식 고취는 행정 당국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있다.
외국계 기업 유치를 담당하는 필리핀 경제구청은 비리를 허용하지 않고 투명도 높은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다만 아시아 외환 위기 여파로 1998년부터 계속되는 재정적자가 필리핀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적자폭은 잠시 축소했지만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 이후 다시 확대했다.
불안한 치안도 필리핀 기업 환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필리핀은 종교와 사상의 문제로 공산당 반군과 회교도 분리집단에 의한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의 내전은 1970년을 전후해 시작된 반정부 및 분리주의 성격의 투쟁으로, 열악한 경제 여건에서 비롯된 공산계 반군과 회교도 분리주의 집단의 명분 싸움이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외국 자본을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선 이들 세력의 화해와 이를 통한 치안 및 정세 안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