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탐방]동양증권 자산운용팀

입력 2011-12-20 10:22 수정 2011-12-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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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 롱쇼트 전략, 연 평균 수익 15% 거뜬

▲14일 여의도 동양증권 사무실에서, 김진 동양증권 주식운용팀장(앞줄 가운데)이 팀원들과 포즈를 취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들은 매일 1400억원을 굴린다. ‘증권맨’을 꿈꾸는 대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포지션이자, 모두가 인정하는 ‘증권맨 중의 증권맨’들. 그러나 정작 김진 동양증권 자산운용팀장은 “우리는 ‘주식 환자’들만 모인 팀”이라며 웃는다.

분명한 사실은 아무나 ‘프랍(Proprietary Trading desk)’에 앉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동양증권 자산운용팀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9명 모두 시험을 거쳐 선발된 사람만 들을 수 있는‘차세대 펀드매니저 과정’을 6개월 동안 들었고, 과정을 마치며 치른 시험에서는 각자 기수별 1등을 했다.

경력만큼이나 실적도 화려하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이어진 금융위기로 시장이 폭락하던 2008년에도 이들은 플러스(+) 수익을 냈다. 30%대 손실이 흔하던 때다. 당시를 회고하는 김 팀장은 “1400억원의 30%는 420억원”이라며 정색한다.

그러나 역시. ‘드림팀’에도 아찔한 순간은 있었다. 2008년 폭락장, 이들은 드디어 바닥 신호를 봤다. 전 포지션을 100% 헤지(Hedge)했다. 그러나 지수는 여전히 떨어지고 있었다. 하한가까지 고작 20분 걸렸다. 모든 직원들은 손을 놓고 김진 팀장만 바라봤다고 한다. 150억원이 그대로 날아가버릴 수 있는 순간이다. 김 팀장은 자리에 앉지도 못했다. “우리 판단을 믿자. 버티자”고 얘기하고서도 그는 서 있었다.

김 팀장은 “시간이 멈춘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다행히 주식운용팀의 예측대로 바로 다음날 상한가로 회복됐지만 이들은 그 2008년을 “운용 생활 내내 가장 영화같았던 순간”이라고 기억했다.

이렇게나 치열했던 매 순간, 아쉬운 점은 없을까. 김진 팀장에게 후회를 묻자 “전혀 없다”는 답이 바로 돌아왔다. 제약이 많은 투자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는 자신감이 반짝였다.

실제로 매년 시가 평가로 성과를 인정받아야 하는 프랍데스크의 특성상 복리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다. 장기투자자라면 올해 같은 폭락장을 틈타 주식 저가매수를 노릴 수 있지만 이 역시 프랍 트레이더 입장에서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그는 “워런 버핏이 만약 프랍 트레이더였다면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어쨌든 이 ‘주식 환자들’은 평균 연 15% 이상의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2006년 이미 ‘롱쇼트(longshort) 전략’을 활용한 에쿼티(equity)를 시작했고, 2007년부터는 나이스(NYSE)에 상장된 미국 주식에도 투자하고 있다. 홍콩 주식 투자를 위한 준비도 진행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단연코 앞서가는 행보다.

여기에 공채 20기인 김진 팀장부터 2009년 11월 공채 47기로 입사한 막내 김금동 사원까지 전원이 동양증권 공채로 이뤄진 덕에 더욱 끈적한, 부서의 가족적 분위기로도 독보적이다. 각자 자신의 계정을 운영하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팀 트레이딩’ 체제로 탁월한 성과를 내는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이들의 팀워크다. 주식운용팀원들은 이동이 유독 적어 오래오래 같이 지내고 있기도 하다.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 최선을 다할 수 없다”는 김 팀장이 매일 6시30분에 출근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공식 출근시간은 8시지만 주식운용팀의 일터인 여의도 동양증권빌딩 4층은 항상 7시 전부터 북적인다. “저희는 모두 ‘주식 환자’들이라니까요.” 그는 웃지도 않고 다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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