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이후]北불안 장기화 땐 소비·투자 위축…'2%대 저성장' 우려도

입력 2011-12-20 11:19 수정 2011-12-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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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북한 정세의 불안 여부에 따라 국내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외국인의 이탈은 없겠지만 김정일 후계구도를 둘러싼 북한 정세 불안정이 장기화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 정세 불안이 장기화 된다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했던 3%대 중후반 달성 목표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위험이 커지면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것. 북한 내부에 권력 다툼이 나타나 김정은으로의 승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된다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기업의 투자위축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이 국지적 도발이나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내면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보다는 현금 확보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소비자들의 심리 악화로 인한 내수기업의 실적 악화도 우려된다. 더 나아가 북한체제 붕괴 조짐이 나타날 경우 한국경제는 혼돈에 빠질 수 있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거시금융연구실장 “상당기간 불안이 계속되면 소비나 투자가 악화해 실물시장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북한 군부 가운데 강경파가 득세해 위협적 발언을 쏟아내거나 국지적 도발을 감행하면 주식시장을 통해 실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경우는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관련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의 분석이 나왔지만 그때마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발성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사망으로 급등했던 우리나라 위험지표가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20일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날 종가에서 4bp(베이시스 포인트) 떨어졌고,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원화 환율도 유지됐다.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가산금리 역시 큰 변동이 없었다. 은행권이 보유한 외화현금 유동성을 고려하면 외화자금 시장도 양호한 수준이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김 위원장 사망은 단기적으로 심리에 작용하는 문제로 북한이 추가로 불안해지지 않으면 심리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융시장 움직임에 따라 실물시장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지만 북한 정세의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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