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낀듯 눈앞이 침침… 백내장 ‘나이 상관없다’

입력 2011-12-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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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삶]백내장, 지난해 40만건…젊은 환자도 늘어

서울 사당동에 사는 주부 정미순씨(55)는 언제부터인가 안개가 낀 것처럼 눈앞이 침침해지더니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단순히 노안이 오는거라 여기고 지나치기에는 시력도 날이 갈수록 나빠져만 갔다. 결국 병원을 찾은 정씨는 ‘백내장’을 진단받고 완치를 위해 수술을 결심했다.

백내장은 눈 속의 카메라 렌즈에 해당되는 투명한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 시력 장애가 오는 질병이다.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병이기도 하다. 노화가 가장 원인이라는 점은 같지만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과 조절력이 떨어져 근거리가 잘 안보이는 노안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백내장으로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은 바로 백내장 수술이었다.

▲백내장증상개념도
◇젊은층도 안심할 수 없어 =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0년 주요수술 통계’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이 39만833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도 36만5874건보다 9% 늘어난 수치다. 특히 60대 이상 환자는 압도적으로 많은 23만9167명으로 전체 수술 환자의 83%나 됐다.

이는 백내장을 일으키는 ‘수정체 혼탁’현상이 나이가 들면서 심해지기 때문이다. 보통 50세가 넘으면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조금씩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70세 이상이 되면 80~90% 이상이 백내장에 의한 시력저하가 나타난다. 그 외 녹내장이나 망막색소변성 등이 있는 경우, 당뇨병과 같은 전신질환에 백내장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렇듯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려진 백내장이지만 수술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40대에서만 1만2658명, 50대에서 3만3910명이 백내장 수술을 받아 각각 수술인원으로 5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는 검진 기술 발달로 진단 시기가 빨라진데다 수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져 한살이라도 젊은 나이에 수술을 하는 환자들이 늘었다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외부 활동 증가로 자외선 노출 시간이 길어지고 컴퓨터·스마트폰 등 IT기기의 사용 증가로 눈을 혹사시키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또다른 이유다. 이외에 생활패턴의 서구화로 당뇨 등 성인병이 증가함에 따라 안과합병증의 생길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김황기 교수는 “백내장은 눈의 노화 현상이기 때문에 시기 차가 있을 뿐 누구나 걸릴 수 있다”면서 “50분 컴퓨터를 보면 10분은 휴식하고, 창문 밖 먼 곳을 자주 내다보며 휴대전화 화면을 지나치게 오래 보지 않는 등 생활습관 속 눈건강 관리로 어느정도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눈상태·생활패턴 맞게 인공수정체 선택 = 초기의 백내장은 복용약이나 점안약으로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증세가 심해질 경우 뿌옇게 변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수술만 잘되면 충분히 완치는 가능하다. 최근엔 초음파 이용, 절개부위를 3mm이내로 시술하기 때문에 수술 후 빠른 시력 회복과 일상 생활 복귀도 가능해졌다.

인공수정체는 우리 눈의 수정체를 대체할 수 있도록 실리콘이나 아크릴로 만든 반영구적 물질로 만든다. 과거엔 딱딱한 소재로 만들어져 수술 시 절개해야 할 폭도 컸고 이물감도 있었지만, 지금은 소재와 크기, 기능 등이 다양해졌다. 개인의 눈 상태와 생활 특성에 맞게 인공수정체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백내장 수술과 함께 노안이나 난시를 교정하고 싶다면 ‘노안교정용’ 이나나 ‘난시교정용’을, 빛 번짐이 적고 보다 선명한 원거리 시력을 얻고자 한다면 ‘비구면(非球面)’ 인공수정체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안을 교정할 수 있는 인공수정체는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근거리 시력이 0.4~0.8 정도이기 때문에 근거리에서 정교한 작업을 주로 하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또 난시가 있는 사람이 노안교정용 인공수정체로 수술을 받으면 오히려 시력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야간 운전을 해야 하거나 밤 시간대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은 빛번짐이 적은 비구면 인공수정체가 권장된다.

한길안과병원 전안부센터 임태형 진료과장은 “인공수정체를 선택할 때는 자신의 눈 상태와 함께 독서, 컴퓨터 작업, 운동 등 자신의 생활패턴도 함께 고려해야 최대의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Tip. 백내장 수술 후 주의사항

·수술 후 3일 동안은 엎드리거나 고개를 숙이는 자세를 삼간다.

·안대는 예기치 못한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수술 받은 눈을 보호하기 위해 부착하도록 한다. 수술 후 낮에는 2일간, 밤에는 2주일 동안 착용한다.

·수술 후 5일간은 수술한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음주는 수술 후 약 2개월 동안 되도록 삼가도록 한다.

<사진설명>

1. 진료사진: 한길안과병원 조범진 병원장이 백내장 수술을 하고 있다.

2. 백내장이 진행된 안구. 3. 백내장 증상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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