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로금리’ 2014년까지 갈 수도

입력 2011-12-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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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인플레·높은 실업률…저금리 기조 장기화 무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제로 수준의 금리를 2014년이나 그 이후까지 유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낮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로 인해 연준이 제로 수준의 금리 기간이 계획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적어도 오는 2013년 중반까지 기준금리를 이례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0.25%다.

그러나 연준 당국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들은 낮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을 이유로 연준이 2013년 중반 이후에도 제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는 “금융 정책은 일정이 아니라 경제 상황에 맞게 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를 둘러싸고 연준이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연준은 지난 달 2일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내년 말까지 실업률이 8% 가까이에서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은 2%선 아래에 머물 것으로 판단, 경제가 향후 2년간 금리 인상이 필요할 정도로 강하게 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도 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적어도 2013년 중반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라며 그 시기가 더 연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기준금리 변경 시기에 대해 이처럼 민감한 것은 연준이 목표와 정책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방법에 관한 논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금리가 제로 수준인 상황에서는 금리를 더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언제까지 이를 유지할 지 자체가 금융정책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연준은 내년 1월24~25일 열리는 2012년 첫 FOMC에서 전달 방법을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연준이 전달 수단을 바꿨을 경우,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정해진 일정을 나타낼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대신에 3분기 경기 전망과 함께 금리에 관한 일련의 전망을 나타냄으로써 금융정책을 시사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연준이 명확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의 목표치를 제시하면 금리 변경 시기를 일부러 밝히지 않아도 시장이 금리정책 변경 시기를 판단할 수 있게 돼 시장과의 소통이 원활해질 수 있다.

시장에서도 연준이 2013년 중반 이후에도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에서는 2014년 1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률이 5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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