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전(前) 소련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 자국 시위대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3선 대통령에 도전하는 대신 정계에서 물러날 것을 24일(현지시간) 촉구했다.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고르바초프는 이날 현지 라디오방송 ‘모스크바 에코’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총리에게 지금 떠날 것을 권고한다. 그는 이미 대통령 두 번과 총리 한 번 등 총 세 번의 임기를 거쳤다. 세 번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고르바초프는 과거 소련 체제가 더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자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었다.
그는 푸틴에게 그의 선례를 따라 “푸틴은 내가 한 것처럼 해야 지난 12년간 그가 이뤄낸 모든 긍정적인 성과들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중의 불만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또한 총선 부정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푸틴 총리에 대해서는 “정말 부끄럽고 당황스러운 일이며 수치스럽다”라고 비난했다.
고르바초프는 그동안 크렘린 궁에 계속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최근까지 푸틴 총리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날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총선 부정을 규탄하는 시위가 2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열리는 등 사태가 심화하자 이에 분명한 비난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