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현금배당을 망설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말 이맘때쯤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을 함께 공시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주식배당만을 하는 기업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진 것.
주식배당은 공시 규정이 있어 새해가 오기전에 해야 하지만 현금배당은 한해 결산이 확정되는 다음해 초 결산 이사회에서 결정해도 무방하다. 내년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현금배당 여부나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속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6일 현재 주식배당을 결정한 상장사는 국제약품과 엔피케이, 동일벨트, TCC 동양, 동일기연 등을 포함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을 합쳐 39개사다. 이는 지난해 주식배당을 실시한 31개사 대비 26% 늘어난 수치다. 39개사의 주당 평균 배당률은 0.048주이며 코스피 16개사의 배당률은 0.050주, 코스닥 23개사의 배당률은 0.046주로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률이 다소 높았다.
올해 현금과 주식배당을 함께 결정한 상장사로는 명문제약과 성우테크론, 황금에스티, 동아엘텍, 비트컴퓨터, 오디텍, 아이엠, 티플랙스, AST젯텍 등 9개사다. 이중 전년도에 이어 현금과 주식배당을 함께 결정한 상장사는 명문제약과 성우테크론, 황금에스티 등 3개사에 불과했다. 이는 거래소 공시 규정과 불투명한 내년 경기 때문이다.
주식배당은 결산기말 열흘 전까지 보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상장사는 지난 21일까지 주식배당을 예고하는 공시를 냈다. 내년 경기에 대한 우려도 이른 현금배당 결정을 자제케 만든 요인이다. 결산 이사회 전까지라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현금배당은 결산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으로 한해 결산 결과와 내년 상황을 감안해 배당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 상황에서 얼마를 하겠다고 예상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식배당은 규제상 일찍 보고를 하지만, 현금배당의 경우 올해 안에 하는게 아니고 한해 결산이 확정돼 현금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이 되면 규모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대다수”라며 “올해 현금배당을 함께 결정한 상장사가 준 것은 내년 상황이 불투명하니 좀 더 지켜보자란 생각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비트컴퓨터와 오디텍, 티플랙스, AST젯텍은 현금배당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주식배당을 결정했고 아이엠은 2008년 이후 3년만에 주식배당을 진행한다. 주당 신주배정 주식수가 가장 많은 상장사는 티플랙스(0.101주)와 대원제약(0.100주), 에이블씨엔씨(0.100주), AST젯텍(0.100주) 등이다.
올해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내일까지 주식을 매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