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전역에서 24일(현지시간) 푸틴의 재임과 부정선거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러시아 정부와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지난 10일 시작된 시위는 갈수록 격화하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추로프 중앙선거 관리위원장의 사퇴와 총선 재실시를 요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시위대는 이날 ‘푸틴 없는 러시아’‘총선 재실시’를 외치며 푸틴의 12년 독재를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 규모를 2만8000명으로 추산했지만 시위대 측은 12만명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블로거로 시위를 주도하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우리는 평화적 시위대지만 푸틴과 통합러시아당이 국민을 기만하는 짓을 계속하면 무력으로 러시아를 점령할 것”이라면서 “다음 시위에는 100만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인권위원회 역시 “총선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이날 푸틴 총리에게 시위대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정계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라디오방송 ‘모스크바 에코’에 출연해 “세 번의 임기면 충분하다”면서 “지난 12년간 이뤄낸 성과들을 지켜내기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의 상징인 흰색 리본을 가슴에 단 시위대는 부풀린 콘돔을 들고 푸틴이 지난 15일 시위대의 흰색 리본을 “콘돔 같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감을 나타냈다.
시위대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도 비난을 쏟아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시위대를 달래기 위해 개혁정책을 내놓았지만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이날 러시아 경찰 당국은 시위가 열린 주요 도로를 막았으나 무력으로 진압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