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새 부서이름 “애매합니다”

입력 2011-12-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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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간 진행…위원회·부서 이름 못정해

“일단 정하면 바꾸기 어려워” 고민 고민…

청와대가 송년행사로 KBS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를 초청하려 했다면 한국은행은 ‘애매한 걸 정해주는 남자’를 초대하는게 필요할 듯 하다.

사연인 즉 최근 4개월 동안 진행한 조직개편 때문이다. 이번 개편 작업에서 조직개편 특별팀이 가장 곤혹스러던 것이 위원회 및 부서의 이름을 정하는 일이었다. 처음에 정한 이름으로 하자니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해야해 애매하고 다른 이름으로 하자니 당초 취지와 맞지 않아 모호했다.

특별팀에 참여했던 관계자도 “부서 간 역할에 대해 선을 긋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이름을 정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한은의 집안살림을 재정비하는 것이었음에도 이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최근의 금융 시장 상황과 맞물려 있다. 이번 조직개편은 한은법 개정으로 금융안정 기능이 추가된 데 따른 것이다. 한은법 개정 취지에 맞춰 이를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 이름을 금융안정위원회로 하자니 너무 뻔했다. 또 ‘정책’이란 이름을 넣자하니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국과 겹쳐 하지 못했다.

이런 저런 상황을 감안해 최종적으로 나온 것이 거시건전위원회다.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이러한 초안을 보고했지만 금통위도 만족스럽지 않는 분위기다.

언뜻 이름이 뭐길래 그러냐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한 번 정하면 바꿀 수 없는 노릇이다. 김중수 총재 역시 이름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기며 관심을 쏟았다.

초안을 정하고 나니 또 은행 내부에서 마뜩치가 않았다. 총무국을 경영지원국으로 바꾸기로 했지만 해당 국에서 불만이 일었다. 하는 업무가 경영지원 뿐 아니라 인사와 급여후생도 담당하는데 이름이 업무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이견이다. 다른 부서 역시 만족하지 못해 이견을 제시하긴 마찬가지였다.

어찌됐든 이 같이 애매한 상황을 거쳐 최종 이름은 늦어도 내년 1월 초에는 가닥이 잡힐 예정이다. 최종 조직개편안은 2월 정기인사와 함께 적용된다. 부모가 정해준 제 이름도 만족하지 못하는 일이 수둑룩하다. 한은도 이름을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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