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 지하철은 올 한해 ‘패륜 사건’으로 들끓었다. 지하철 반말녀, 지하철 막말남 등의 사건으로 화제를 모은 동영상은 인터넷 공간에 등장했고 매번 큰 논란으로 이어졌다.
특히 올해 벌어진 사건은 공통적으로 장유유서(長幼有序)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어른과 어린아이 사이에는 사회적인 순서와 질서가 있다는 뜻인 장유유서는 유교 문화권인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가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붕괴와 혼란이 발생한 것.
일각에서는 개인 고발 성격의 지하철 패륜 동영상이 모두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2011년 인터넷을 달군 지하철 패륜 사건은 무엇이 있을까
◇노인에 폭언·욕설한 지하철 ‘막말남’ = 지하철에서 젊은 남성이 백발 노인에게 ‘막말’수준의 폭언과 욕설을 하는 동영상이 지난 6월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
지난 5월 유튜브에는 한 누리꾼이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노인에게 욕을 하네요’란 제목으로 올린 4분16초짜리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동영상에는 2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자리에 앉아있는 노인에게 다가가 “내가 뭐 잘못했어. XX야, 내가 잘못했냐고. 웃긴 XX네. 경찰서 갈까”라며 욕설과 손가락질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70∼80대로 추정되는 백발 노인은 “다리를 꼬고 앉아 있으면 옆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느냐”며 차분한 어조로 말했지만 이 젊은이는 “사람 잘못봤어. XXXX야”라며 욕설을 계속하다가 급기야 폭력을 휘두르려는 위협적인 행동까지 취했다.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오후 5시경 수원가는 전철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 다가가 촬영했다”며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더럽고 비열하다. 힘없는 노인에게 분풀이를 한다”, “부끄러운 나라 망신”이라며 젊은이가 잘못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도대체 왜 노인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두 사람 뿐인가”, “나머지 분들은 그냥 피하기 급급한 지 구경만 한다. 안타깝다”는 등의 지적도 이어졌다.
◇‘9호선 막말녀’ 노약자석 두고 막장 말다툼 = 지난 3일에는 지하철에서 한 젊은 여성이 욕설을 섞어가며 노인들과 말다툼을 하는 동영상이 3일 인터넷에 퍼져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
‘9호선 막말녀’라는 이름을 단 1분57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선글라스를 낀 한 젊은 여성이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 노인들과 말싸움을 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여성은 자신을 나무라는 할아버지에게 “됐거든? 네가 그렇게 말해도 꼼짝도 안 해. 자기가 잘못한 건 생각 안 하고”라고 소리치고 있다.
할아버지가 “(내가) 뭘 잘못했냐. (당신이) 영어로 욕하면 못 알아듣느냐”고 하자 이 여성은 “응 못 알아듣는 거 같아. 딱 보면 알아”라고 되받았다.
이 여성은 “내가 임신한 거 모르고 싸가지 없게 했잖아. 여기 임산부도 앉을 수 있거든요?”라고 했고, 할아버지는 “네가 앉은 거 갖고 그러는 게 아니잖아. (할머니가) 아기 앉히려고 비켜달라고 했잖아”라고 반박했다.
누리꾼들은 “노인한테 너무 심한 막말을 했다”, “세상에 인간보다는 짐승에 가까운 사람들이 많다”, “정말 임신한 것이 맞느냐”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지하철 버릇없는 男’ 동영상 = 지하철 플랫폼에서 한 젊은이가 할아버지에게 막말하는 동영상이 크리스마스인 25일 인터넷에 퍼져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지하철 버릇없는 남'이라는 이름을 단 26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서 10대로 보이는 남자는 한 할아버지에게 “쳐라, XXX, 아저씨가 뭔데 시비를 거는데” 등 욕설과 막말을 했다.
이에 할아버지는 작은 목소리로 “미안하다”는 소리를 하며 자리를 떠났다. 주변에는 이 남성이 벗어던진 것으로 보이는 점퍼가 바닥에 내팽개쳐져 있다.
동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할아버지가 줄을 서라고 하자 젊은 분이 ‘줄을 왜 서느냐. 그냥 서면 되지’라고 따졌다”며 “이에 할아버지가 ‘버릇없는 아이’라고 화를 내자 젊은 분이 욕을 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크리스마스 혼자 보내려니까 심심해서 어른한테 대든 모양”, “나중에 손주한테 똑같이 당할 것”, “개념이 없다”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