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료진이 100세가 넘는 초고령 환자에 대한 암수술에 성공해 화제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역사적인 ‘100세 암 수술’ 시대를 연 것이다.
김준기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팀은 제주에 사는 102세 문귀춘 할머니가 대장암 수술을 받고 24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장에서 S자 모양으로 구부러진 ‘S결장’ 부위와 항문으로 이어지는 ‘하부 직장’에서 두 곳에서 2기 암이 발견돼 지난 15일 수술을 받았다.
김 교수팀은 “문 할머니의 경우 서로 다른 부위에서 암 조직이 발견된데다 젊은 시절 앓았던 복막염 흔적으로 전신마취 상태에서 6시간의 대수술을 받아아했지만 다행히 잘 견뎌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고령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개복수술 대신 배에 5개의 절개창(구멍)을 내고 복강경을 넣어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암이 생긴 S결장의 중간부터 직장까지 총 35㎝ 길이의 대장을 절제해 들어낸 다음 남은 부위를 연결시켰다.
환자의 건강은 정상적으로 회복돼 현재 혼자 식사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할머니는“수술하고 건강해져 감사하다”며 “검사를 그렇게 많이 해놓고 나이 때문에 수술을 못했다면 속상할 뻔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 전신마취를 한 100세 이상 초고령 환자에 대해 그것도 고난이도의 암수술 성공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지난 9월 영국에서 99세 환자가 유방암 수술을 받은 것이 현재까지 암수술 최고령 기록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6월 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진 101세 할머니가 심장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경우가 있긴 하지만 암 수술은 아니었다.
서울성모병원은 이번 수술을 전 세계 최고령 암 환자 수술 부문에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