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특허전쟁 결과들이 나오면서 애플이 화해를 모색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적재산권 컨설팅업체인 3LP어드바이저의 케빈 리베트 파트너는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경쟁자들과 화해를 모색해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이 법정에서 승소해 제품 수입을 금지하더라도 경쟁사들은 차선책을 강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삼성 갤럭시탭10.1에 대한 판매금지 결정이 나오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HTC 모바일 기기들에 대한 수입 금지를 검토할 때만해도 애플의 전략이 맞아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호주 상급법원이 판결을 뒤집고 ITC가 애플에 부분 승소판결을 내리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지적재산권 최고책임자를 역임했던 마셜 팰프스는 “특허로 경쟁사의 시장진입을 막는데 성공한 사례는 없다”며 “소프트웨어는 특허침해를 피해가는 방향으로 살짝 변화만 주면 된다”라고 지적했다.
컴퓨터 기본 구성에 대한 IBM의 특허와 집적회로(IC)에 대한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원천특허는 예외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 기업은 애플처럼 특허전쟁을 펼치는 대신 로열티를 받는 쪽으로 전략을 세워 그 동안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팰프스는 역설했다.
또 애플 특허 대부분이 기본기술보다는 기기 디자인과 특정 이용방법에 관한 것이라는 것도 애플에게 불리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로열티를 받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경우 MS가 삼성이나 HTC에서 받고 있는 것보다 많은 기기당 10달러씩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현재 애플은 보유한 현금과 투자자산만 810억달러에 달해 로열티 수입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애플은 안드로이드진영과의 경쟁을 감안해 법정 밖에서 다른 형태의 해결방안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삼성전자에 대한 소송을 철회하는 대신 삼성이 6개월∼1년간 애플의 특허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거나 삼성으로부터 공급받는 부품 가격을 낮추는 것 등이 애플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이다.
애플이 아이패드 크기의 태블릿시장에 집중하는 대신 삼성이 7인치 시장에 초점을 맞춰 킨들 파이어와 경쟁하는 등 서로 다른 시장에 집중하기로 합의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