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의 해외 M&A는 올들어 609건, 규모는 작년보다 78% 늘어난 684억달러(약 5조3283억엔, 79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톰슨로이터를 인용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록적인 엔고로 구매력이 커진 데다 내수 침체로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면서 해외 M&A가 활발하게 추진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기업의 해외 M&A는 전년보다 56% 증가한 2051억달러, 유럽 기업의 해외 M&A는 22% 감소한 1601억달러로 일본의 신장이 두드러졌다.
올해 일본 기업의 최대 해외 M&A는 다케다약품공업이 스위스 경쟁사인 나이코메드를 140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저출산·고령화로 내수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대형 상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타고 새로운 자원 개발권 확보에 적극 나섰다.
미쓰비시상사가 칠레 구리 광산에 4200억엔을 출자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신문은 상사들이 광산업 투자를 경영의 핵심으로 자리매김시키고 있어 앞으로도 이 같은 사례가 줄을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강세로 해외 기업 인수 비용이 낮아진 것도 일본 기업들의 M&A를 도왔다.
후지필름은 미국 초음파 진단장치 대기업인 소노사이트를 인수키로 했고, 소니와 도시바도 각각 1000억엔대 인수를 단행했다.
올해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에서 특이한 점은 과거 미국·유럽 기업 인수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중국·인도같은 아시아 신흥국 비중을 높였다는 점이다.
올해 전체 해외 M&A에서 아시아는 43%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 중에서 중국 기업이 가장 많았고 인도·싱가포르·베트남 순이었다. 2001년 47%를 차지하던 미국 기업 인수 비중은 올해 24%로 하락했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생산과 물류가 큰 타격을 받은 이후 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