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한화·STX 기업집단이 계열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부당하게 지원을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사업(MRO)·유통·건설 분야에서 발생한 웅진, 한화, STX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60억31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웅진,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 몰아줘 = 공정위에 따르면 웅진 기업집단의 주력 계열사 웅진씽크빅,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극동건설, 웅진패스원 등 5개사는 직접 구매하던 사무용품 등 소모성 자재를 2005년 10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웅진홀딩스를 통해 일괄구매했다. 이와 함께 구매대행수수료 명목으로 인건비를 대신 지급해 총 52억8200만원을 부당 지원했다.
공정위는 “웅진홀딩스는 소모성 자재 등 통합판매에 따른 유통 마진에 더해, 구매대행수수료까지 이중으로 지급받아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며 “윤석금 총수일가 지분율이 78%인 웅진홀딩스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또 웅진홀딩스는 지난해 11월 웅진폴리실리콘이 시설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자사 소유 예금 600억원과 웅진코웨이 주식 100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이 담보를 이용해 은행으로부터 612억원의 자금을 1.01~1.56%포인트 낮은 금리로 차입해 2억8700원을 지원받았다.
특히 웅진폴리실리콘은 3년 연속 당기순손실 상태로 웅진홀딩스의 담보제공이 없었다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규모의 자금을 독립적으로 빌릴 수 없었다.
◇한화, 중소기업 사업영역 잠식하는 계열사 내부지원 = 한화는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잠식하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화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한화폴리드리머에게 산업용 연료인 부생연료유 위탁판매를 의뢰하고 판매수수료를 과다 지급해 총 26억3800만원을 부당지원했다.
한화는 한화폴리드리머에게 6개 중소유통업체에게 지급한 위탁판매수수료보다 평균 1.8배, 최대 4.8배 높은 위탁판매수수료를 지급한 것이다.
공정위는 “부생연료유 유통사업 경험이 전무한 계열사에게 자사 유통물량의 31%를 위탁판매하도록 함에 따라 연료 유통업을 전문으로 영위하는 중소기업의 거래 물량이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STX, 총수일가 지분율 높은 신설계열사에 부당지원 = STX조선해양는 2007년 4월 아파트 건설 공사 경험이 전무한 계열사 STX건설과 현저히 유리한 조건의 아파트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2009년 1월까지 총 563억4000만원의 공사대금을 지원했다.
공정위는 “STX건설은 강덕수 총수일가 지분율이 75.03%에 달한다”며 “STX조선해양은 유사한 시기에 수주한 비계열사 아파트공사에 비해 평당 15%나 높은 공사대가를 STX건설에 지급했다”고 말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거나 역량이 부족한 신생 계열사에 과다한 이익을 몰아주는 부당지원행위에 제동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이어 “이번 조치는 13개 기업집단 소속 MRO사업자 중 총수일가 내부지분과 매출액 등이 높은 계열사가 포함된 LG, 웅진, 한화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라며 “SI업체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해서는 조사중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