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가 11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9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이 올 한 해 동안 법원에서 진행된 경매사건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는 총 4만3600건으로 기록이 집계된 2001년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아파트 경매 응찰자는 10만80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6000명 가량 줄어들었다.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각각 44.1%와 82.2%로 지난해 42.3%와 79.5%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진행건수는 오히려 늘었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진행건수는 2006년 2만3841건에서 2007년 1만2725건으로 대폭 줄었다.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2만5389건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났다.
2006년 이전에는 송달특례로 인해 경매진행절차가 훨씬 더 간편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수도권 아파트 경매진행건수는 사실상 올해가 역대 최대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이 전국과 수도권의 아파트 경매진행 건수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2008년 이후 아파트 건설이 수도권에 집중된 여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해양부에서 집계한 주택건설실적 중 아파트 부분을 살펴보면 2007년 이후 아파트 건설실적이 줄어드는 가운데에도 수도권 아파트의 비중은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아파트 분양계획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수도권 지역에서는 인기지역도 낙찰가율이 폭락할 정도로 공급과잉이 심각한데 내년마저 수도권에 아파트 분양이 집중된다면 경매물건이 폭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현재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강남3구도 70% 중반의 낙찰가율을 기록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적체된 매물이 해소되기도 전에 다시 대규모 공급으로 가격 하락과 거래부진이 반복되면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건수가 역대 최대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