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 비판 불구 “환율개입 계속할 것”

입력 2011-12-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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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기 환율정책보고서에서 비판…日 “필요하면 개입할 것”

일본 정부는 미국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필요할 경우 환율 개입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환율정책과 관련해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대응한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미국을 포함한 외환 상대국에 대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 점에 대해 전달했고 앞으로도 필요할 때마다 이런 상황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루카와 모토히사 경제재정 및 국가전략상 역시 “과도한 시장의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부정적이므로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전날 미국 재무부는 반기에 한 번씩 발표하는 환율정책보고서에서 올해 단행된 일본의 환율 개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일본의 시장 개입을 지지하지 않았다”며 최근 단행된 두 차례의 환율 개입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미 재무부는 “환율 개입으로 엔고에 대응할 것이 아니라 자국 경제의 활성화와 공공·서비스 부문을 포함한 일본 기업의 경쟁력 강화, 잠재성장률 개선을 위해 근본적이고 철저한 수단을 강구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은 지난 3월11일 대지진 발생 이후 엔화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공조 개입을 단행했다.

미국은 그 동안 엔화 강세에 따른 달러 약세로 자국 수출 기업들이 수혜를 입음에 따라 엔고로 인한 일본의 곤경을 묵과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최근 두 차례의 엔 매도 개입에 대해선 “환율은 시장의 펀더멘털에 의해 정해져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WSJ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미국마저 일본의 환율 개입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일본이 환율정책 측면에서 G7 내에서 사실상 고립됐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지난 10월28일부터 1개월 동안 9조엔 규모의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미국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다가 이번 환율정책보고서를 통해 직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셈이다.

그러나 일본은 체면을 차릴 처지가 아니다.

일본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77엔대에서 더 올라가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엔고로 국제 무대에서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은 떨어졌고 채산을 맞추기 위해 해외로 떠나는 기업이 속출하면서 당장 경제 성장에 비상이 걸렸다.

따라서 미국이 공개적으로 중단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일본은 필요할 경우 계속 환율 개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그 동안 일본의 개입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를 허락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만 미국의 이번 환율정책보고서를 계기로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도 설득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씨티그룹 일본 법인의 다카시마 오사무 수석 외환투자전략가는 “미국은 일본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일본은 직면한 경제 상황과 개입의 필요성에 대해 한층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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