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에 대한 물고문을 사전에 모의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까지 주고 받았으며
유서에 쓴 대로 대부분의 가혹행위가 실제로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29일 당초 가해자로 지목된 B, C 학생 등 2명에 대해 이들이 숨진 A(14)군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금품을 갈취하는 한편 협박과 공갈을 일삼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상 상습상해, 상습강요, 상습공갈, 상습협박)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당초 숨진 A군의 유서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들과 함께 수시로 A군 집에 드나들면서 A군을 수 차례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폭행)로 또다른 동급생 D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B, C군은 A군을 물고문하거나 폭행한 행위, 라디오를 들고 무릎을 꿇게하는 벌을 세우거나 칼로 몸에 상처를 입히려한 행위, 라이터로 팔에 불을 붙이려 한 행위 등 유서에 기록된 대부분의 학대 행위에 대해 시인했지만 전깃줄로 목을 묶고 끌고다니면서 바닥에 떨어진 과자부스러기를 주워먹게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B, C군의 구속 또는 불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는 내달 2일 또는 3일께 있을 예정이어서 이들의 신병 처리도 이때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협박성 메시지 174건을 포함해 모두 230여 건의 문자 메시지를 A군에게 수시로 보내고 자신들의 인터넷 게임 아이템 확보를 위한 온라인 게임을 대신 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이후 B군의 아이디(ID)로 인터넷 온라인 게임에 접속된 845차례의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 가운데 162차례가 A군의 집에서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B, C군이 자신들의 아이템 확보를 위해 A군에게 지속적으로 게임을 대신하도록 강요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B, C군은 이와 함께 지난 10월 중순부터 5차례에 걸쳐 연습장에 영어숙제를 하게 하는 일명 '빡지'를 A군이 대신하도록 강요했던 사실도 조사 결과 드러났다.
B, C군은 A군의 집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라면과 과자 등 음식물을 마음대로 먹고 등산복을 구매하게 한 뒤 이를 빼앗는 등 모두 82만3천원 상당의 물품을 빼앗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또 A군의 예금통장에서 7차례에 걸쳐 14만5천원 상당의 현금을 인출하도록 해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군의 통장에서 6차례에 걸쳐 61만원이 인출된 점으로 미뤄 갈취한 금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