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10년간 누려왔던 ‘영광의 시대’를 더 이상 누리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은 내년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혁신적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압박 등 어느 해보다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애플은 올해 매출이 전년의 650억달러에서 1080억달러(약 125조원)로 급증하고 순이익은 260억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는 등 재무상으로는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애플의 혁신을 주도했던 스티브 잡스 설립자가 지난 10월 사망했고 올해 선보였던 아이폰4S 등 제품은 이전에 비해 혁신적인 면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회사가 비록 제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선했으나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등에서 흰색 제품을 출시했다는 것 정도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다고 FT는 전했다.
엔델레그룹의 롭 엔델레 설립자는 “내년은 애플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애플은 지난 10년간 시장을 선도했으나 지금 시장은 발빠른 추격자들에게 좋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시장 선두를 지킬 새 기술영역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 3분기 구글 안드로이드폰 시장 점유율은 52.5%에 달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점유율이 두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같은 기간 아이폰 시장 점유율은 전년의 16.6%에서 15.0%로 하락했다.
삼성은 2400만대를 판매해 스마트폰 1위로 올라섰으며 아이폰 판매는 1700만대에 그쳤다.
아이패드도 내년에 더욱 극심한 경쟁에 처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에 터치스크린 기능을 탑재한 윈도8을 출시한다.
아마존 킨들 파이어는 아이패드 절반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끌고 있다.
노트북 시장에서는 인텔 진영이 제품 두께를 대폭 줄이고 성능을 개선한 울트라북으로 애플의 맥북 에어를 위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내년에도 도전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리서치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팀 바자린 사장은 “잡스는 사망 전 앞으로 수년간의 제품 로드맵을 이미 다 짜놓았다”면서 “내년은 새로운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나오고 TV 제품을 선보이는 등 혁신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