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올해 하반기 전세계로 확산되며 급락세를 거듭한 글로벌 증시는 올들어 6조3000억달러(약 7300조원)를 잃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은 블룸버그데이터 기준으로 올들어 12.1% 하락한 45조7000억달러로 기록됐다.
범유럽 블루칩 기업을 모은 유로퍼스트300 지수는 올들어 11% 하락했고,, MSCI 신흥시장지수는 올들어 5분의1이 내렸다.
일본 니케이 지수와 홍콩 항셍 지수는 17.3%·20% 각각 빠졌고, 상하이 지수도 22% 하락했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 증시는 두 자릿수 하락률로 장을 마감해 연초의 장밋빛 전망을 무색케 했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는 전년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고, 영국 FTSE100 지수는 올들어 5.5% 하락해 선방했다고 평가됐다.
엔화 대비 유로 가치는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투자자들 사이에 유럽 위기가 고조됐음을 반영했다.
엔화 대비 달러 환율도 1년전 최저치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가 내년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내년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의 국채가 4570억유로 규모를 넘어섰다.
시티그룹은 이탈리아의 1130억 규모의 채권이 내년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해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HSBC에셋매니지먼트의 필립 풀 애널리스트는 “유럽 위기 해결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유로존의 경기 침체 현상이 완화되고 각 국의 재정긴축안이 실행되기 전까지 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