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연비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된 현대차 아반떼, 그랜저, 쏘나타와 기아차 모닝 등 1리터당 11㎞ 이상의 우수한 연비 성능을 내는 ‘고연비 자동차’들이 톱 4를 싹쓸이했다. 지난해 한해 동안 지속됐던 고유가 기조가 자동차 소비의 패턴을 ‘고연비 자동차’로 바꾼 것이다.
지난해 13만987대가 팔린 현대차 신형 아반떼MD는 현대적인 디자인보다 높은 경제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국내 단일차종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아반떼의 공인연비는 1리터당 16.5㎞. 실연비도 12㎞ 수준이다.
지난해 1월 등장해 11만7029대를 판매해 판매 순위 2위에 오른 기아차 신형 모닝은 1리터당 18㎞ 수준의 고연비가 강점이다. 실제 주행 시 연비는 12~13㎞지만, 레이, 스파크 등 다른 경·소형차에 비하면 성능과 연비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10만7584대가 팔린 준대형급 현대차 신형 그랜저는 쏘나타의 12년 아성을 깨고 3위에 올랐다. 그랜저는 ‘대형차=연비 나쁜 차’의 편견을 깬 대표적 사례다. 준대형급 최초로 2등급 연비를 구현한 2.4리터 엔진 모델의 공인 연비는 1리터당 12.8㎞ 수준. 3.0 GDi 모델과 3.3 셀러브리티 모델도 10㎞ 이상의 연비를 내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는 1999년 이후 1위 자리에서 4위 자리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우수한 성능과 효율성 덕에 10만4080대를 팔며 최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쏘나타 역시 앞의 톱3 모델처럼 12㎞ 이상의 연비를 내며 소비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특히 쏘나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연비가 좋은 차’로 호평을 여러 차례 받았다.
톱4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한국GM의 스파크도 현대·기아차 일색의 순위표에서 돋보였다. 스파크는 전작인 마티즈에 이어 우수한 연료 효율성을 앞세워 브랜드 론칭 9개월 만에 6만3763대를 판매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2년여간 기름값의 고공행진 탓에 자동차의 소비 트렌드가 효율성 중심으로 바뀌었다”며 “이러한 소비 트렌드 탓에 자동차의 개발 과정에서도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나, 기본적인 고유가 기조는 여전할 것”이라며 “2012년에도 고연비 고효율 자동차의 전성기는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일 집계된 2011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775만8857대였다. 지난해보다 13.4% 늘었으며, 자동차 판매량 집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와 한국GM, 쌍용차는 일제히 실적이 향상됐으나, 르노삼성은 30% 가까이 실적이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