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 및 미국 더블딥 우려가 확대되면서 주요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내놓은 108개 상장사의 4분기 총 영업이익은 27조467억원(IFRS 연결)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28조6176억원보다 5.49% 줄어든 수치다. 1분기 30조4547억원에서 2분기 29조9950억원으로 줄었던 것을 감안하며 상장사들의 이익감소폭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업종별로는 항공사들의 실적둔화가 두드러졌다. 대한항공 영업이익이 3분기 2400억원에서 4분기 1441억원으로 39.95%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803억원에서 1198억원으로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성수기 효과가 희석된 가운데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피케미칼(-31.12%), 호남석유(-29.98%) 등 일부 석유화학 회사들의 실적도 급감할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서는 한진, SK, 롯데, 포스코 등이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보다 저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2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9억원이다. 전분기 1천48억원보다 무려 68.60%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한항공의 이익 감소가 전체 실적에 부담을 줬다.
SK그룹의 6개 상장사는 3분기 5조2031억원에서 4분기 2조9천788억원으로 42.75%, 롯데그룹의 5개 상장사는 9천221억원에서 8천165억원으로 11.45% 각각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예상됐다.
시가총액 상위권 회사들은 선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4분기에 4조754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80%나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에 증권사들이 내놓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3조3316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현대차도 4분기에 전분기보다 13.36% 많은 2조26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 다소 주춤했던 이익 성장세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장희종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 이익 전망치 편차가 줄어들면서 가시성이 높거나 이익개정비율이 개선되는 음식료와 생활용품, IT하드웨어 업종과 함께 운송, 유틸리티, 제약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며 “상대적으로 이익가시성이 높은 업종은 양호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