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면서 든든한 ‘실탄’을 장전한 투신권의 매매종목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간 투신권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5128억원을 순매수했다. 전 투자주체별 순매수 규모 1위다. 매수탄력이 둔화된 연기금을 보완하며 개인들의 경계매물을 받아내 수급 균형을 맞췄다.
이 기간동안 투신은 전기전자업종(3956억원)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밖에 음식료, 화학, 건설, 증권업종 등도 순매수했다. 반면 의약, 기계, 통신, 은행업종 등은 팔아치웠다.
종목별로는 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연일 사상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를 1460억7900만원어치나 사들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의 ‘팔자’ 공세에도 불구하고 나흘만에 4% 이상 상승했다. 이 밖에 하이닉스(1260억8700만원), LG디스플레이(473억800만원), 현대차(293억7100만원), LG전자(277억700만원), LG(253억5300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수주 목표를 못 채울 수도 있다는 우려감에 335억2400만원을 순매도했다. 엔씨소프트(172억9300만원), SK(171억1600만원), 현대제철(153억2400만원), 삼성화재(146억700만원), 만도(123억9700만원) 등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CJ오쇼핑(49억8700만원)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온라인 시장 성장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이 투심을 자극했다. 이 밖에 CJ E&M(46억2200만원), 씨유메디칼(35억400만원),게임빌(28억9300만원), 솔브레인(26억5700만원), 한글과컴퓨터(26억5400만원) 등이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에스맥은 단기급등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며 54억8300만원을 팔아치웠다. 이어 휴맥스(36억7400만원), 인프라웨어(35억1100만원), SK컴즈(32억5800만원), 씨젠(31억6500만원), 유진테크(29억7300만원) 등도 동반 매도했다.
전문가들은 투신권의 ‘사자’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국내주식형펀드로 꾸준히 자금유입이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아직 추가매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로의 자금유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조정장때 국내주식형펀드의 주식비중을 많이 줄여놨기때문에 투신권의 매수여력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스피지수가 1800선에 다다를 수록 저항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수탄력이 크게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