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일부 쇄신파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물가관리 책임실명제’ 도입 지시를 공개비판하고 나섰다.
원희룡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물가관리 책임실명제는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책임전가이자, 관(官)에서 물가를 직접 찍어누를 수 있다는 권위주의”라며 “효과는 물론 없고, 민망한 호통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원 전 최고위원은 “물가관리의 책임을 물으려면 먼저 인위적 고환율을 고집한 고위 관료, 금리 인상의 때를 놓친 금융위, 원가를 왜곡하고 가격을 담합하는 정유 식품 건설 통신 등 많은 분야 사업자들, 솜방망이인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 보호 당국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거시경제 안정과 공정거래, 소비자 보호를 경시한 정책, 70~80년대식 성장 드라이브를 신봉하는 과거 인물을 내세운 인사, 자리만 차지하고도 직언을 못한 고위직들 등 모든 이들부터 실명 책임을 적용한다면 모를까”라고 비꼬기도 했다.
앞서 정두언 의원도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물가관리 책임실명제? 이런 해괴한 말이 있나”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이 정부는 시장 경제를 한다면서 물가 관리처럼 최악의 시장규제를 해왔다”며 “환율, 이자 등 수출 위주의 거시정책은 물가를 부추기면서 미시적 규제로 물가를 잡는다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쓴 당사자는 책임을 안 지면서..."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주요품목마다 물가 상한선과 담당자를 정해 실명(實名)으로 관리하는 ‘물가관리 책임실명제’를 도입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