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둔화로 기업실적 부진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국내 주요 상장사의 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6일 삼성전자 실적 잠정치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시즌이 다가왔지만 증권사 추정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새해 첫 어닝시즌은 사실상 ‘어닝쇼크’여서 주식시장이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내놓은 108개 상장사의 4분기 총 영업이익은 27조467억원(IFRS 연결)으로 전분기(28조6176억원) 보다 5.49% 줄었다.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초라한 성적을 낸 것은 유럽재정위기 지속과 중국 경착륙 가능성에 기업 실적둔화까지 겹쳐 4분기에 안팎의 악재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기업 실적이 지난해 1분기 고점으로 계속 줄고 있는데다 올해도 기업실적 둔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식투자자들의 근심을 짓게 만들고 있다.
이들 주요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1분기 30조4547억원을 고점으로 2분기 29조9950억원, 3분기 28조6176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보다 크게 줄어 실적 쇼크 충격이 당분간 주식시장을 휩쓸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항공·화학업종의 실적 둔화가 두드러졌다. 대한항공은 4분기 영업이익은 1441억원으로 39.95% 줄것으로 예상되고 아시아나항공도 30% 이상 감소한 1198억원으로 전망됐다. 케이피케미칼(-31.12%), 호남석유(-29.98%) 등 석유화학 회사들의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실적 부진 속에서 시가총액 상위권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깜짝실적에 이어 4분기에도 전분기보다 11.80% 증가한 4조7547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4분기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13.36% 증가한 2조2614억원으로 추정돼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포스코는 철강가격 하락과 업황 불황으로 분기별로는 가장 저조한 1조19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LG그룹의 실적 성장세가 가장 좋을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면 한진, SK, 롯데, 포스코그룹이 전분기보다 부진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10대 그룹 중에는 한진그룹 2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이 329억원으로 추정돼 전분기 보다 68.60% 급감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SK그룹의 6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이 2조9천788억원으로 42.75%, 롯데그룹의 5개 상장사는 8165억원으로 11.45% 각각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G그룹의 10개상장사의 실적은 전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해 가장 좋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삼성그룹 11개 상장사와 현대차 그룹 7개 상장상의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5조6050억원, 4조8643억원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