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추운데...亞 은행권 휩쓰는 구조조정 한파

입력 2012-01-04 11:03 수정 2012-01-0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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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 장기화·치열한 경쟁에 체력 바닥…글로벌 투자은행, 허리띠 졸라맨다

아시아 은행권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지속되는 약세장과 치열한 경쟁으로 체력이 바닥나면서 비용 감축의 일환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무라홀딩스·씨티그룹·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 같은 대형 은행들은 이미 아시아에서 소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모건스탠리가 다음 주에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은행원들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업계는 이달 보너스가 지급된 후 시장이 계속해서 저조한 경우는 추가 감원이 있을 수도 있다고 각오하고 있다.

홍콩에 있는 한 투자은행의 수석 뱅커는 “최근 몇 주에 걸쳐 올해 예산 편성 작업을 마쳤다”면서 “세계적인 경기 위축과 규제 강화에 따른 거래 감소로 회사 경영진들도 그 동안의 투자에 심각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은행들이 사업 확장 계획을 재검토해 핵심사업의 손실을 자산운용이나 기업용 은행 업무 등 다른 서비스 부문 매각으로 벌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이같은 보너스 삭감과 구조조정은 아시아에서 존재감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은행들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그동안 선진시장보다 성장이 유망한 아시아에 공을 들였지만 잇단 악재로 중국 외에 일본·인도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는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런던 소재 시장조사업체인 콜리션디벨롭먼트에 따르면 글로벌 10대 은행들이 지난해 아시아의 주식, 채권, 기업 인수·합병(M&A) 등에서 벌어들인 돈은 222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2010년의 258억달러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들 은행은 시장 점유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M&A 자문 부문의 시장 점유율은 2010년 32%에서 지난해는 30%로 줄었고, 채권·외환·상품 거래 점유율은 45%에서 41%로, 주식 거래 점유율도 54%에서 50%로 각각 하락했다.

콜리션은 글로벌 10대 은행들이 지난 2010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직원 수를 1만3710명으로 9% 가량 늘렸지만 올해에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데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경영진은 아시아에서 투자은행들의 봄날은 갔을 것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정보제공업체인 딜로직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투자은행들이 기업공개(IPO) 주간사로 참여해 받는 수수료율은 2005~2007년에는 3%였지만 2010~2011년에는 2%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IPO 자문 참여사는 3.2개에서 5.4개로 확대하는 등 경쟁도 치열해졌다.

홍콩 귀금속업체인 저우다푸의 경우 지난해 20억달러 규모의 IPO를 실시하고 주간사로 참여한 투자은행에 1.5%를 수수료로 지급했다.

이는 지난 2006년 중국공상은행이 2.6%의 수수료를 지급한 것과 대조되며, 미국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이 IPO 시 6%의 수수료를 지급한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투자은행들은 수수료율 하락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아시아에서 상업은행을 늘릴 계획이며, 모건스탠리는 자문 사업을 보강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대출사업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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