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에서 치른 첫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역대 가장 치열한 접전 끝에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위를 차지했다.
릭 샌토럼 펜실베이니아주 전 상원의원은 2위를 차지했지만 롬니 전 주지사와 막판까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면서 박빙의 승부를 겨뤄 ‘샌토럼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아이오와주 1774 선거구(precinct)에 12만명의 당원이 참가해 이날 오후 7시부터 진행된 경선에서 두 후보의 득표 수는 각각 30만15표와 3만7표로 불과 8표 차이였고, 득표율은 25%로 동률이었다.
론 폴 하원의원은 2만6219표(21%)를 얻으며 일찌감치 3위를 결정지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4위(13%)를 차지했고,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5위(10%),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6위(5%), 아이오와주 선거운동을 포기했던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가 7위(1%)를 각각 차지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해부터 여론조사에서 꾸준하게 수위권을 유지해왔고 전국적 조직력과 자금력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보수층이 두터운 아이오와에서 1위를 차지함으로써 롬니 대세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했어도 지난 2008년 아이오와 코커스 때와 같은 20% 중반대 득표에 그쳤고 롬니의 대안을 찾는 보수파 당원들이 샌토럼 전 상원의원을 지지함으로써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초접전으로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의 진정한 승자는 샌토럼이라는 분위기다.
샌토럼 전 의원은 전국적 인지도가 떨어져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차례도 1위를 기록하지 못했고 최약체 후보로 꼽혀왔다.
하지만 아이오와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으로 보수층 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 1위를 위협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샌트럼 돌풍은 그가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을 돌며 보수 성향이 강한 이 지역의 표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9년 이후 99개 카운티를 방문하고 360회의 타운홀 미팅에 참석하는 등 구석구석의 표심을 모아왔다.
전문가들은 조직력이나 자금력이 약한 샌토럼이 유력 후보인 롬니와 수위를 다퉜다는 점에 주목, 향후 선거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오는 10일 개최되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로 옮겨가고 있다.
롬니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판세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며, 샌토럼 전 의원은 보수 기반이 강한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까지 기세를 몰아가며 샌토럼 돌풍을 이어갈 태세다.
보스톤 소재 서포크대가 지난 2일 뉴햄프셔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샌토럼에 대한 지지율은 10%로 지난 달에 비해 두 배나 뛰었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은 지난 2일 미니블로그 트위터를 통해 샌토럼 전 의원에 대해 “진정하고 위대한 비전을 갖춘 유일한 후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하위를 차지한 릭 페리 주지사,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 등은 조만간 경선 레이스를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페리 주지사는 이날 코커스가 끝난 후 “텍사스로 돌아가 어떻게 할 지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 경선은 오는 6월까지 각 주별로 코커스 또는 프라이머리 형식으로 이어진다.
대통령 후보는 오는 8월말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여할 대의원 2286명 중 과반인 1144명의 지지 대의원 숫자를 확보할 경우 확정된다.
아이오와주는 전국 전당대회 대의원 몫이 28명이며, 이번 코커스 득표율에 따라 후보들은 지지 대의원 숫자를 나눠갖게 된다. 아이오와주 대의원 비율은 1%에 불과하지만 경선 초반 여론의 흐름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