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로 진통을 겪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철강업계에 강판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도요타는 일본 최대 철강사인 신일본제철 등에 오는 3월 마감하는 2011 회계연도 하반기 강판 가격을 상반기보다 t당 5000엔(약 7만5000원) 낮출 것을 요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엔고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철강 가격이라도 낮춰 원자재 비용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가격 협상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배경으로 강판 가격이 인상되면서 자동차 업계에도 적지않은 부담을 줬다.
철강업계는 수익 악화를 이유로 도요타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 요청에 반발하고 있지만 절충의 여지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격 인하율은 강판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매겨진다.
도요타의 요구대로 강판 가격이 5000엔 인하되면 2009년도의 1만5000엔 이래 최대폭이 된다.
지난 2010년도부터 철강 원료 가격 계약은 연간 단위에서 분기 단위로 변경됐지만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 등 대규모 사용자들은 가격 협상을 반기 단위로 실시하고 있다.
2011 회계연도 4분기(2012년 1~3월) 철강 원료 가격은 원료탄이 전기에 비해 18% 내린 t당 235달러, 철광석은 13% 하락한 145달러로 모두 사상 최고치였던 작년 1분기보다 각각 30%, 15% 내렸다.
도요타는 이를 근거로 강판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신일본제철 등 철강업계는 무리한 가격 인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철강업계도 엔고와 한국 원화 약세 여파로 아시아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상반기에는 원료 가격 상승분을 강판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냉가슴을 앓아왔다.
여기다 철강 생산이 줄어 2011년도 3분기에 고가에 계약한 원료가 남아 있는 것도 가격 인하가 쉽지 않은 이유다.
도요타와 신일본제철의 계약 가격은 업계의 기준이 되는만큼 양측의 줄다리기가 만만치않을 것으로 신문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