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약효와 적은 부작용, 저렴한 약가로 글리벡 아성 잡겠다"
일양약품이 자체개발한 아시아 최초 백혈병 치료신약‘슈펙트(성분명:라도티닙)’의 출격을 서두르고 있다. 슈펙트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국내 제 18호 신약으로 정식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슈펙트는 국내에서 처음, 세게에서 네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만성골수성 백혈병치료제가 됐다. 회사 측은 약가협상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이르면 오는 5월 2차치료제로 시장에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이로써 그동안 글리벡 등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들이 장악해왔던 국내 백혈병치료제 시장에도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일양약품은 슈펙트가 안전성, 우수성, 경제성 면에서 유리한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2001년 글리벡출시 이래 이어져온 다국적사 독점 체제를 무너뜨려 토종신약의 자존심을 세워나가겠다는 각오다.
슈펙트는 이번에 임상2상을 마치고 기존 백혈병 1차 치료제인 글리벡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 식약청의 승인을 받았다. 상반기 국내에 발매되면 현재 2차치료제로 출시돼 있는 노바티스의 ‘타시그나’와 BMS제약의 ‘스프라이셀’와 본격 경쟁을 벌이게 된다. 국내 백혈병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 그 중 2차치료제가 약 10%인 10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슈펙트에 대한 일양약품의 자신감은 최고조다. 국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는 2500명에 이르며 매년 300여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아직 2차 치료제 환자는 전체 백혈병 환자의 15~20%에 불과하지만, 글리벡에 내성이 생기는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2차 치료제의 경우 시장 형성 단계여서 강력한 대항마도 없는 상황이다.
일양약품은 “임상2상 시험에서 75%의 환자들에게서 약효가 뚜렷이 나타났으며 폐부종, 심장독성 등 기존 약제의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회사 측은 국내 백혈병 2차 치료제 시장에서 출시 1년 안에 점유율 75%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1차 치료제 시장에서도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일양약품은 처음 백혈병을 진단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1차 치료제 허가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한국· 인도·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20여개 대형병원에서 240여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해오고 있다. 현재 환자 1인당 한달 230만원에 달하는 글리벡 약값 중 95%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보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슈펙트가 1차 치료제로 시장에 진입하면 환자 뿐만 아니라 정부의 약값 부담도 덜 수 있을 전망이다.